농진청, 수입국 잔류허용기준 111건 설정…40건 추가 협의
日 수출 고추 통관 1주일→1~2일…대만 포도 특정 성분 위반 '0'
내년 포도·딸기부터 AI 농약 안내 추진…3만6000건 데이터 활용
[세종=뉴시스]임소현 기자 = 우리 농산물의 수출 걸림돌인 국가별 잔류농약 기준에 대응하면서 지난해 통관 기준 위반 건수가 전년보다 6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수출 고추는 통관 기간이 일주일 이상에서 하루 이틀로 단축됐고, 대만 수출 포도는 문제가 됐던 농약 성분의 잔류허용기준이 마련된 뒤 해당 성분으로 인한 추가 위반이 발생하지 않았다.
농촌진흥청은 28일 이 같은 수출 농산물 농약 안전관리 성과와 향후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농진청이 집계한 대만·일본·미국·태국 수출 농산물의 통관 기준 위반은 2024년 49건에서 지난해 16건으로 67.3% 감소했다. 올해는 9월까지 9건으로 집계됐다.
국가마다 다른 농약 잔류허용기준은 농산물 수출의 대표적인 비관세 장벽이다. 국내 기준에 맞춰 농약을 사용했더라도 수입국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통관 거부나 현지 폐기, 반송으로 이어질 수 있다. 수입국에 해당 농약 성분의 기준 자체가 없어 수출용 농산물에 사용할 수 있는 약제가 제한되는 경우도 있다.
농진청은 이를 해소하기 위해 국내 잔류시험 자료를 토대로 수입국에 기준 신설을 요청하는 수입농산물 잔류허용기준(IT) 설정을 추진해 왔다. 현재까지 20개 작물에 대해 151건을 신청했으며 이 중 19개 작물 111건의 기준 설정을 완료했다. 나머지 40건은 협의 중이다.
IT는 국내에서 쓰는 농약을 수입국에서도 무조건 허용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작물에 남을 수 있는 농약의 허용기준을 수입국이 설정하는 절차다. 기준이 마련되면 수출 농가는 이에 맞춘 사용 방법을 지켜 해당 농약을 사용할 수 있다. 신청부터 설정까지는 통상 3~4년이 걸린다.
대표적인 사례가 일본 수출 고추다. 2024년 테부펜피라드와 헥사코나졸의 잔류허용기준이 설정되고 전수검사가 해제되면서 일주일 이상 걸리던 통관 기간이 1~2일로 줄었다. 관련 수출량은 2023년 694t에서 2024년 928t으로 약 33% 늘었다.
대만 수출 포도는 테트라닐리프롤 기준이 마련되기 전까지 해당 성분으로 총 20건의 통관 위반이 발생했다. 위반 물량에 연도별 평균 수출단가를 적용한 추정 상품 가액은 약 92만 달러다. 지난해 3월 기준이 설정된 이후에는 해당 성분으로 인한 추가 위반이 확인되지 않았다.
수출 농가가 현장에서 활용하는 농약 안전사용지침도 확대했다. 2003년 6개국·12개 작물 대상 32종에서 올해 13개국·30개 작물 대상 86종으로 늘렸다. 올해는 중국 수출 감, 호주 수출 참외, 대만 수출 상추 지침을 새로 보급했다.
안전사용지침에는 수입국 기준을 충족할 수 있도록 농약 사용량과 살포 횟수, 수확 전 사용 시기 등을 담는다. 수입국 기준이 국내보다 엄격하면 잔류시험 자료에 근거해 사용 방법을 조정하고, 조정해도 기준을 충족하기 어려운 농약은 지침에 수록하지 않는다.
농진청은 농가가 스마트폰으로 최신 지침에 접속할 수 있도록 QR코드를 개발하고, 농약 보관창고나 작업장에 걸어둘 수 있는 안내판도 보급했다. 대만 수출 포도는 2024년 시행된 사전등록제와 연계해 매년 4~5월 지역별 집중 교육을 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농업 분야 인공지능(AI) 서비스인 '이삭이'와 연계한 대화형 농약 안전사용 정보 제공도 추진한다. '농사로'에 구축한 3만6000여 건의 데이터를 활용해 농가가 수출 대상국과 작물, 방제하려는 병해충을 질문하면 해당 지침에 근거해 답하는 방식이다.
질의가 많은 포도와 딸기부터 적용해 답변의 정확성을 검증한 뒤 다른 작물로 확대할 계획이다.
성제훈 국립농업과학원장은 "수출 농산물의 농약 안전관리는 생산단계부터 철저히 준비해야 하는 정교한 작업"이라며 "우리 농산물이 세계 시장의 비관세 장벽을 안정적으로 돌파하고 K-농산물의 위상을 높일 수 있도록 현장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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