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이대 108명 설문…3명 중 1명 관리비 내역 못 받아
월세 일부 관리비로 돌려…수도·전기·가스요금은 별도
[서울=뉴시스]이종성 기자 = #. 이화여대에 재학중인 이시은씨는 복학을 앞두고 신촌 인근 원룸을 구했다. 처음 안내받은 조건은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60만원, 관리비 8만원이었다. 그러나 실제 계약서에는 월세 30만원, 관리비 38만원이 적혀 있었다. 임대인은 정부의 관리를 피하기 위한 관행이라 어쩔 수 없다며,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씨는 여기에 각종 공과금까지 더하면 한 달 주거비가 여름에는 약 75만원, 겨울에는 약 80만원에 이른다고 했다.
대학가 원룸·오피스텔 세입자들이 사용처를 알기 어려운 '깜깜이 관리비'에 시달리고 있다. 월세 일부를 관리비로 돌리는 이른바 '꼼수 관리비' 의혹이 제기되는 가운데 신촌·이대 일대 실태조사에서는 응답자 세 명 중 한 명이 관리비 내역을 전혀 안내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청년진보당이 공개한 진보당 서대문구위원회의 주거비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08명 가운데 33.3%(36명)가 관리비 내역을 전혀 안내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계약 당시 관리비 총액만 안내받거나 전혀 고지받지 못했다는 응답도 39.8%(43명)에 달했다.
관리비 수준에 대한 불만도 컸다. 조사에서 관리비는 평균 12만5000원, 최대 38만원으로 집계됐다. 월세 거주 응답자의 평균 월세는 89만8000원이었으며, 응답자의 76.9%는 관리비가 과도하다고 답했다. 관리비가 적절한 편이라는 응답은 17.6%에 그쳤다.
또한 관리비의 명목과 실제 용도가 일치하는지 확인하기 어려운 계약 사례도 제시됐다.
이씨에 따르면 임대인은 월세 일부를 관리비로 옮겨 적은 이유에 대해 정부의 관리를 피하기 위한 것으로 관행이라 어쩔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임대인이 해당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계약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밝혀 계약 조건을 수정하거나 거부하기 힘들었다"고 밝혔다.
정부도 불투명한 관리비 부과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제도 정비에 나섰다. 지난 27일 공포된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에 따라 내년 4월28일부터 등록임대주택의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거나 갱신·변경할 때는 관리비와 사용료의 금액 또는 산정 방식도 신고해야 한다. 표준임대차계약서에도 해당 내용을 기재하도록 했다.
다만 적용 대상이 등록임대주택에 한정된다는 한계가 있다. 원룸·다가구주택·오피스텔도 임대주택으로 등록되지 않았다면 이번 신고·공개 강화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등록 여부에 따라 제도 적용이 달라져, 일반 임대차시장의 불투명한 관리비 문제를 해소하기에는 사각지대가 남는 셈이다.
손솔 진보당 의원은 지난 27일 세입자 요청에 따른 관리비 내역 제공 의무화와 실제 소요 비용을 초과한 청구 금지 등을 담은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관리비 항목과 금액을 계약서에 기재하고, 관리비 증감에 관한 분쟁을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의 조정 대상에 포함하는 내용도 담았다.
손 의원은 "기존 법안들의 내용을 모아 관리비 내역 제공과 실비 초과 청구 금지, 계약서 기재, 분쟁 조정 등 네 가지를 주요 골자로 삼았다"며 "임대차 시장에서 약자인 임차인에게 사각지대가 없게 만드려는 것이 핵심"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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