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간선거 후 이란 대규모 공습 검토…걸프국에 대비 지시"

기사등록 2026/10/28 11:47:20 최종수정 2026/10/28 13:40:24

미군, 패트리엇 도입·탄약 보충 등 전력 강화

걸프국에 작전 대비 지시…외교적 해법은 교착

트럼프, 선거 후 공격 저울질…최종 결정 안 해

[페리=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간) 조지아주 페리 가디언 센터스에서 공화당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2026.10.25.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미국이 11월 3일(현지 시간) 중간선거 이후 이란을 상대로 단기간에 대규모 군사 작전을 벌이는 방안을 검토하며 여러 걸프 아랍 국가에 작전 준비를 지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WSJ은 관련 논의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대규모 공격 재개 가능성에 대비해 군사적 준비를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아직 공격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지만, 선거 이후 이란의 기반시설과 핵시설을 겨냥한 대규모 공습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그의 생각을 잘 아는 관계자들이 전했다.

미군은 미사일 방어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텍사스에서 패트리엇 방공체계를 들여오고 있으며, 공격에 취약한 기지에서는 병력을 이동시켰다. 역내 탄약 재보급도 진행하고 있고, 폭격기와 전투기도 공격에 대비한 상태라고 관계자들은 밝혔다.

추가 항공모함 타격단과 해병 원정 부대도 다음 달 중동에서 작전 중인 약 20척의 다른 군함에 합류할 예정이다. 다만 일부 함정은 기존 배치 전력을 교체할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격을 결정할 경우 다양한 군사적 선택지를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는 대통령에게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이 자신들의 임무라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유세에서 지난 2월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습을 언급하며 "우리는 또 한 번의 대규모 공습을 감행할 수도 있다. 아니면 그들이 동의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중간선거 전에는 이란을 공격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백악관은 민감한 군사 계획에 대한 언급을 거부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핵무기를 절대 보유하지 못하도록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WSJ에 따르면 이스라엘도 새로운 공격 계획과 목표를 마련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의 국력을 약화하고 궁극적으로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해 공습 재개를 지속적으로 촉구해 왔다.

공습이 재개되면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해 온 경제적 압박 중심의 대이란 정책에도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미국은 강화된 제재와 해상 봉쇄를 통해 이란의 석유 수출을 억제하고 있으며, 항공 운항과 육로 무역에도 차질을 빚게 해 이란 경제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베남 벤 탈레블루 이란 프로그램 선임 책임자는 "이란의 미사일 재건 등 증가하는 위협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그 이유를 공개적으로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제재와 봉쇄를 통해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만큼, 군사행동 대신 현행 압박 정책을 유지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그러나 추가 공습이 이란의 정책 변화를 끌어낼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많은 분석가는 이란이 추가 공격에도 쉽게 굴복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테헤란(이란)=AP/뉴시스]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타격을 받은 이란 석유저장 시설에서 3월8일 짙은 연기 기둥이 피어오르고 있다. 2026.03.27.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2만 건이 넘는 공습을 견뎠으며, 페르시아만의 선박과 미군 기지 등을 공격하고 협상에서도 강경한 입장을 유지했다.

이스라엘 군사정보부 출신인 대니 시트리노비츠는 "이란의 핵심 기반시설을 공격하거나 고위 관리들을 제거하면 정권이 무너질 것이라고 가정하는 것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가장 큰 실수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추가 폭격이 오히려 이란 정권을 더욱 방어적으로 만들고 미사일·핵 프로그램에 대한 집착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지난해 6월 단기 무력 충돌 당시 이란의 핵 프로그램에 상당한 타격을 가했다.

그러나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당시 공격으로 피해를 입은 핵시설에서 복구나 재건 활동이 이뤄졌다는 사실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사찰단이 해당 시설에 접근할 수 없어 이란이 핵물질을 다른 곳으로 옮기지 않았는지도 확인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이란에 사찰단의 복귀를 요구하고 있지만, 이란은 이를 거부해 왔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세스 존스 국방·안보 분석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공습으로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다시 약화시켰다고 선언한 뒤 미국의 군사 개입을 축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란의 핵 개발을 영구적으로 저지하기는 어렵더라도, 공격 이후 핵 프로그램을 다시 저지했다고 주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란은 미국의 공격이 재개되면 역내 경제·민간 시설을 포함한 목표물을 공격하겠다고 공개·비공개 채널을 통해 경고해 왔다. 이란은 그동안 걸프 지역의 미군 기지와 외교 시설, 에너지 시설, 공항 등을 공격했다.

이란이 보복에 나설 경우 미국과 걸프 동맹국들의 미사일 방어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이들 국가는 앞선 공격으로 소진된 방공용 미사일을 보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상당한 피해를 입은 이란은 여전히 수백∼수천 발의 미사일을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투가 소강상태에 접어든 사이 방어력을 강화하고 보유 부품을 활용해 새로운 탄도미사일을 조립하는 등 전력 재건에도 나서고 있다.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이란의 재건 속도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한편 중동 지역 중재자들은 새로운 충돌을 막기 위해 이란과의 대화 재개를 추진하고 있지만,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 미국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이란은 대화 재개를 위한 강경한 조건을 내걸고 있어 외교적 해법이 마련될지는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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