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초환 부담금 '강남 1호' 아파트 나오나…정비업계 긴장

기사등록 2026/10/28 05:30:00 최종수정 2026/10/28 05:44:23

서초구, 연내 반포현대 부담금 부과 예고

20년간 유명무실, 부활 후 강남권 첫 사례

서울 재건축 46곳 해당…총 2조 규모 예상

산정방식·이중과세 쟁점…폐지·완화 요구↑

[서울=뉴시스] 주다영 인턴기자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를 재건축하는 '반포 디에이치 클래스트' 공사 현장.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연희 기자 = 서울 서초구가 올해 안에 반포현대(현 반포센트레빌아스테리움)에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재초환) 부담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재건축 시장이 긴장하고 있다.

강남권에서 첫 재초환 납부 아파트가 나오는 경우 제도 폐지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재건축을 추진 중인 단지에서는 사업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는 준공 후 5년이 지난 반포현대 아파트에 재건축 부담금을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개발이익 징수권 소멸시효가 5년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재초환은 재건축으로 얻는 이익이 조합원 1인당 8000만원을 초과할 경우 최대 50%를 부담금으로 환수하는 제도다. 재건축 사업 기간 중 집값 상승분에서 공사비, 조합 운영비 등 개발 비용을 제외한 초과이익을 기준으로 부과된다. 이 초과이익은 국가·지자체에 재건축부담금으로 환수되며 주거환경이 열악한 지자체에 다시 배분하게 된다.

재초환은 2006년 도입됐으나 지난 20년간 정권이 바뀔 때마다 기조가 흔들리면서 유명무실해졌다. 2013~2017년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신청한 재건축사업의 경우 부담금 부과가 유예됐고 2018년 다시 시행됐다. 재건축 초과이익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강남권에서는 실제 부과 사례는 없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2019년 재초환법을 합헌으로 판결했다.

재초환 부담금이 부과될 것으로 예상되는 단지는 전국에 60곳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8월 기준 서울에서만 46개 단지 1만8000가구 규모로, 부담금 총액은 2조169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강남권 등 서울 주요지역은 부동산 가격 상승이 가팔랐던 만큼 뒤늦게 억 단위의 세금고지서가 날아올 상황에 처했다.

서초구는 지난 2018년 재초환 부활 후 반포현대에 1인당 1억3569만원이 부과될 것이라고 통지한 바 있다. 지난 8월 입주한 반포3주구(래미안트리니원)의 경우 2020년 관리처분 이후 분양가와 시세가 오르면서 1인당 최대 7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재초환은 집값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반포래미안트리니원 전용 84㎡ 매물은 부담금을 누가 납부하느냐에 따라 호가가 갈렸다. 매도자가 재초환 부담금을 내는 조건인 경우 57억원, 매수자가 내는 매물은 51억5000만원이다. 같은 평형인데도 호가가 5억원 이상 차이가 나는 셈이다.

부담금 징수 기한에 대해서는 중앙정부와 자치구의 해석이 엇갈린다. 서초구는 개발이익환수법에 따라 징수권의 소멸시효는 5년이기 때문에 2021년 7월 준공한 반포현대의 경우 연내 부담금을 부과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국토교통부는2024년 법 개정 후 5년으로 보고 2029년까지 부과하면 된다고 해석했다.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9월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제439회국회(정기회) 국토교통위원회 국무위원후보자(국토교통부장관 홍지선) 인사청문회에서 질의에 답하는 모습. 2026.10.27. ks@newsis.com
이재명 정부는 과도한 개발이익을 환수하기 위해 재초환을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서면 답변을 통해 "도심 주택 공급을 늘리면서 공공과 민간의 이익을 균형 있게 조율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국회에서 제도 폐지 법안이 논의될 경우 합리적인 운영 방안이 도출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정치권에서는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도 재초환 폐지 또는 유예를 주장하고 있다. 재건축사업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사업성이 악화돼 도심 주택공급 속도를 늦춘다는 이유에서다. 국회에는 재초환 폐지 또는 감면과 관련한 법안들이 발의된 상태다. 관련 청원 심사 기간은 2028년 5월까지다.

서초구 재건축 조합들 역시 가처분 및 행정소송을 예고하며 맞서고 있다. 부과 시점과 산정방식을 손질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핵심 쟁점 중 하나는 부과시점이다. 실제 준공된 아파트를 팔기 전에 부과하면 차익이 실현되지 않았고, 매도 후에는 차익에 양도소득세가 부과되는 만큼 이중과세 성격이 있다는 것이다. 산정방식도 논란이다. 차익을 계산할 때 출발선은 공시가격으로 두고 도착선은 90% 감정가를 적용해 차익을 산정하는 것은 문제라는 이유에서다. 재건축에만 적용되고 재개발, 리모델링에 적용되지 않는 점도 형평성 논란 소지가 있다.

서울의 한 재건축조합장은 "공사비 상승과 분담금도 조합원들에게는 부담인데 재초환 부담금까지 떠안게 되면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는 데 큰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며 "정부의 '닥공(닥치고공급)' 기조와도 전면 충돌하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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