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저장소 위·아래 성분 다른 마그마 존재…순차적 분출 추정
2만3000~2만5000년 전 형성 추정…암석·광물 분석 국제학술지 게재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는 백록담과 모세왓 일대의 암석과 광물을 분석해 두 지역의 형성 관계를 해석한 연구논문을 지난 9월 국제학술지 '지오사이언시스 저널(Geosciences Journal)'에 게재했다고 27일 밝혔다.
연구진은 땅속 마그마가 서서히 식는 과정에서 일부 광물이 결정으로 만들어지고, 남은 마그마의 화학적 성분이 달라지면서 서로 다른 성질의 마그마가 위아래로 나뉘어 존재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 가운데 저장소 위쪽에 모인 유문암질 마그마가 먼저 분출하면서 모세왓을 형성한 것으로 분석했다.
모세왓 유문암은 제주에서 확인된 화산암 가운데 마그마의 화학적 성분 변화가 가장 많이 진행된 암석이다. 마그마가 식으면서 특정 성분의 광물이 먼저 결정으로 굳어 분리되고, 남은 마그마의 성분이 달라지는 과정이 오랫동안 진행됐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지하 저장소에 새로운 고온의 마그마가 유입되면서 위쪽에 있던 유문암질 마그마의 분출을 촉진한 것으로 해석했다.
지표로 올라온 끈적한 마그마가 멀리 흘러가지 못하고 화산체 주변에 쌓여 둥근 언덕 형태의 용암돔을 만들었으며, 이후 이 돔이 무너지면서 부서진 암석 조각들이 쌓여 현재의 모세왓 유문암질 각력암 지대가 형성됐다는 설명이다.
모세왓 분출 이후에도 지하 저장소에는 광물 결정이 많은 조면암질 마그마가 남아 있었다. 이 마그마 역시 지하에서 서서히 식으며 성분이 변화했고, 새로운 고온의 마그마가 다시 유입되면서 차례로 분출해 백록담 조면암돔을 형성한 것으로 분석됐다.
모세왓 유문암의 분출 시기는 약 2만3000년 전, 백록담 조면암은 약 2만5000년 전으로 측정됐다. 그러나 두 연대 모두 ±2000년의 오차가 있어 실제 형성 시기는 서로 겹칠 수 있다. 연대측정 결과만으로는 어느 쪽이 먼저 분출했는지 구분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이번 연구는 한라산연구부가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진행한 한라산 지질조사 결과를 토대로 이뤄졌다. 지난해 7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한라산 모세왓 유문암질 각력암 지대'와 백록담의 형성 관계를 과학적으로 설명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다만 지하 마그마 저장소의 정확한 깊이와 크기, 형태를 비롯해 모세왓과 백록담의 분출 사이에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흘렀는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연구를 수행한 한라산연구부 안웅산 박사는 "앞으로 영실과 삼각봉, 성널오름 등 서로 다른 시기에 형성된 화산체의 연대와 암석·광물을 비교해 한라산 지하 마그마의 변화 과정을 더욱 체계적으로 밝혀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유문암과 조면암은 모두 마그마가 지표로 분출해 식으면서 만들어진 화산암이다. 유문암은 이산화규소 함량이 높고, 조면암은 유문암보다 이산화규소 함량이 상대적으로 적으며 장석류 광물이 풍부한 것이 특징이다.
두 암석은 마그마의 화학적 성분과 광물 구성에 따라 구분하며, 모세왓 유문암과 백록담 조면암은 한라산 정상부에서 일어난 화산활동의 역사를 이해하는 중요한 자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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