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 PO 1차전 첫 출루부터 과감한 2루 도루 시도
이범호 감독 "흥분하다가 부상 위험…무리 말라 당부"
[대구=뉴시스]문채현 기자 = 김도영(KIA 타이거즈)의 발이 다시 바빠졌다. 담장을 넘기는 힘에 잠시 숨겨놓은 빠른 발까지 꺼내 상대 배터리의 계산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김도영은 지난 2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2026 신한 쏠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1차전에 3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1볼넷 1도루 2득점을 기록했다.
세 차례 출루해 두 번 홈을 밟은 김도영을 앞세워 KIA는 삼성을 5-1로 꺾고 한국시리즈 진출을 향한 첫발을 뗐다.
앞서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준PO)에선 김도영의 장타력이 돋보였다. 그는 3경기에서 때린 안타 3개를 모두 홈런으로 연결하며 팀의 3연승을 이끌었다.
PO에선 다른 방식으로 공격의 물꼬를 텄다. 김도영은 홈런 없이도 출루와 주루를 엮어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1회초부터 김도영의 발이 빛났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앞선 두 타자가 연속 삼진으로 물러난 가운데 김도영은 삼성 선발 크리스 페덱을 상대로 볼넷을 골라내며 출루했다.
이어진 해럴드 카스트로의 타석엔 초구부터 곧바로 2루를 훔쳤다. 순식간에 득점권에 자리한 김도영은 카스트로의 적시타에 홈을 밟아 선취점을 올렸다.
김도영의 장타를 경계하던 삼성은 허를 찌르는 도루를 지켜봐야 했다.
출루만 하면 홈을 노릴 수 있는 김도영의 빠른 발이 살아나자 삼성은 경기 시작부터 부담을 안았다.
3회초에도 2사 후 안타로 출루해 공격을 이어갔다. 이번에는 카스트로의 2점 홈런에 여유 있게 홈으로 들어오며 추가 득점을 보탰다.
8회초에는 중앙 담장으로 향하는 타구를 홈런으로 예상해 뒤늦게 스피드를 끌어올렸지만 빠른 발로 2루까지 안착했다.
김도영의 주력은 이미 검증된 무기다. 그는 지난 2024시즌 40도루를 기록하며 장타와 기동력을 겸비한 타자로 활약했다.
그러나 지난해 거듭된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 부상으로 제 기량을 펼치지 못했다.
김도영은 올해도 부상 재발을 경계하며 도루를 자제했고, 빠른 발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장면은 크게 줄었다.
그런 김도영이 가을 무대에서 다시 뛰기 시작했다. 타석에선 장타를, 누상에선 도루를 경계해야 하는 만큼 상대 배터리의 견제 부담도 커졌다.
출루한 김도영에게 신경을 쏟으면 뒤에 버틴 카스트로와의 승부도 까다로워진다. 김도영이 뛰고 카스트로가 불러들이는 공격은 PO 첫 경기부터 두 차례 득점으로 이어졌다.
다만 김도영의 발을 바라보는 사령탑의 마음은 마냥 편하지 않다. 이범호 KIA 감독은 부상 재발을 우려해 김도영에게 무리한 주루를 자제시키고 있다.
이 감독은 1차전에서도 주루 과정에서 갑자기 속도를 높이다 몸에 무리가 갈 가능성을 경계했다. 8회 타석에 들어서기 전에는 3루타가 될 만한 타구라도 2루에서 멈추도록 주문했다.
그는 한 베이스 더 가려다가 부상이 나오는 것은 팀에게도, 본인에게도 손해라는 것을 강조했다.
그럼에도 김도영의 빠른 발은 KIA가 남은 시리즈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특급 카드다.
KIA는 필요한 순간 김도영의 주루로 상대를 압박할 수 있다.
김도영의 빠른 발이 봉인 해제됨으로써 KIA가 자랑하는 김도영-카스트로-나성범 득점 공식도 더욱 탄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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