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민수 기자 = 은행들이 대출금리 인하 취지와 달리 금리 할인 혜택을 더 크게 줄였다는 지적이 국정감사에서 나왔습니다. 가산금리는 내렸지만 우대금리를 더 큰 폭으로 축소하면서 소비자들의 이자 부담을 덜어주려던 법 개정 취지가 무색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가산금리를 낮췄는데 할인 혜택도 줄었다니, 무슨 이야기일까요?
우선 은행의 대출금리가 어떻게 결정되는지 알아야 합니다. 대출금리는 크게 기준금리와 가산금리, 우대금리로 구성됩니다.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하고 우대금리를 빼면 실제 적용받는 금리가 나옵니다.
여기서 기준금리는 한국은행 기준금리와는 다릅니다. 은행이 자금을 조달하는 비용 등을 반영한 금리로, 코픽스(COFIX)나 금융채 금리 등이 대표적입니다.
가산금리는 은행이 기준금리에 추가로 붙이는 금리입니다. 대출자의 신용도와 대출 관련 비용, 은행의 목표이익률 등이 반영됩니다. 반대로 우대금리는 급여이체나 카드 이용실적 등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은행이 깎아주는 금리입니다.
예를 들어 기준금리가 연 3%, 가산금리가 2%, 우대금리가 1%라면 실제 대출금리는 연 4%입니다. 그런데 가산금리를 0.2%포인트 낮추면서 우대금리를 0.5%포인트 줄인다면 어떻게 될까요. 최종 대출금리는 오히려 연 4.3%로 높아집니다.
이번 국감에서 문제가 된 것도 이 같은 구조입니다.
논란의 출발점은 지난 7월 시행된 개정 은행법입니다. 은행이 부담해야 할 지급준비금과 예금자보험료 등 일부 법정비용을 대출 가산금리에 반영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 핵심입니다. 은행이 부담할 비용을 대출자에게 떠넘기지 못하도록 해 이자 부담을 줄여주자는 취지였습니다.
그런데 국감에서 일부 은행이 가산금리를 낮추면서 우대금리는 더 큰 폭으로 줄였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의 가산금리는 올해 6월 3.42%에서 8월 3.34%로 0.08%포인트 낮아졌습니다. 반면 우대금리는 같은 기간 1.96%에서 1.65%로 0.31%포인트 줄었습니다.
NH농협은행 역시 가산금리는 0.26%포인트 낮아졌지만 우대금리는 0.61%포인트 축소됐습니다.
쉽게 말해 상품 가격을 조금 내려놓고 할인쿠폰 혜택은 그보다 더 크게 줄인 셈입니다. 가산금리에서 우대금리를 뺀 수준은 국민은행이 0.23%포인트, 농협은행이 0.35%포인트 높아졌습니다. 다만 이는 두 금리 항목을 비교한 것으로, 실제 최종 대출금리가 그만큼 올랐다는 뜻은 아닙니다.
금융당국도 금리 산정 과정의 투명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국감에서 관련 문제를 살펴보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소비자가 은행별 금리 결정 과정을 쉽게 비교할 수 있도록 공시를 개선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했습니다.
결국 이번 국감에서 제기된 논란의 핵심은 은행이 가산금리를 얼마나 낮췄느냐가 아닙니다. 금리 인하 혜택이 실제 돈을 빌리는 소비자에게 돌아갔느냐는 것입니다.
※인간의 중대 관심사인 돈의 흐름을 알기 위해서는 금융 지식이 필수입니다. 하지만 금리, 투자, 환율, 채권시장 등 금융의 여러 개념들은 어렵고 낯설기만 합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모두가 '금알못(금융을 알지 못하는 사람)'에 가까울지 모릅니다. 금융을 잘 아는 '금잘알'로 거듭나는 그날까지 뉴시스 기자들이 돕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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