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폭풍처럼 벌었는데 통장은 마이너스?"…빅테크 수익화 시험대[AI 호황의 청구서②]

기사등록 2026/10/24 14:00:00

메타 매출 26% 증가에도 잉여현금흐름 마이너스…연간 설비투자 전망은 올려

클로드 개발사 앤트로픽, 상반기 매출 15배 껑충…수백조 원 연산 비용은 부담

기업용 AI 유료 이용 확대…메타 "새 모델·제품 투자 회수에는 시간 필요"

[서울=뉴시스]오동현 기자 = 인공지능(AI) 기술로 매출을 크게 늘린 기업들이 투자금 회수라는 무거운 과제에 직면했다.

메타는 3분기 매출이 26% 증가했지만 설비투자 등에 쓴 돈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을 넘어섰다.

AI 개발사 앤트로픽 역시 가파른 매출 성장을 이뤘지만 앞으로 치러야 할 막대한 서버 연산 비용이 발목을 잡고 있다. 매출 성장의 성과와 함께 가중되는 투자 부담이 동시에 드러나는 모습이다.

◆광고는 대박 났지만…메타, 14년 만에 현금흐름 '마이너스'

메타가 발표한 3분기 매출은 646억100만 달러(약 88조원)로 1년 전보다 26% 늘었다. AI가 콘텐츠 추천과 광고 효율을 높여 매출 효자 노릇을 했다.

문제는 번 돈보다 쓴 돈이 더 많다는 점이다.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은 327억 9000만 달러였으나, 데이터센터 등 설비투자에 쓴 돈은 349억 1000만 달러(약 46조 2662억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버는 돈에서 투자금을 뺀 '잉여현금흐름(FCF)'은 마이너스 21억 2000만 달러(약 2조 9000억원)를 기록했다. 메타의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2012년 2분기 이후 14년 만이다.

메타는 이 같은 지출 부담에도 AI 인프라 등을 포함한 올해 설비투자 전망을 종전 1300억~1450억 달러에서 1350억~1450억 달러로 조정하며 하단을 높였다.

이 같은 소식에 시장에서는 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터져 나왔다. 지난 22일 메타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6.98% 폭락한 648.85달러에 장을 마쳤다.
[먼로파크=AP/뉴시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23일(현지 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먼로파크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메타 커넥트 2026'에서 에이전트형 애플리케이션 '뮤즈'(Muse)를 소개하고 있다. 2026.09.24.

◆앤트로픽 매출 15배 껑충…수백조 원 서버 사용료는 시한폭탄

'클로드' 개발사인 앤트로픽도 사정은 비슷하다. 매출은 가파르게 뛰었지만 미래 인프라 비용 부담이 거세다.

기업공개(IPO) 신고서 초안에 따르면 앤트로픽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163억 달러(약 22조원)로 1년 전보다 15배나 뛰었다. 같은 기간 순손실은 807억 달러에 달했다.

다만 손실 중 720억 달러는 전환사채 등 금융상품의 평가액이 달라지면서 장부에 반영된 금액이었다. 회사가 사업을 운영하면서 그만큼의 현금을 썼다는 뜻은 아니다.

최근에는 실적이 개선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14일 앤트로픽은 투자자들에게 3분기 매출이 168억 달러였으며, 회사가 제시한 조정 기준으로 2개 분기 연속 흑자를 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는 앞서 제시한 순손실과 계산 기준이 달라 순이익 흑자 전환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다만 매출 성장과 별개로 향후 치러야 할 인프라 사용료는 계속 누적되고 있다. 앤트로픽이 AI 개발과 운영에 필요한 연산 시설을 확보하고자 향후 지출해야 할 금액은 최대 7500억 달러(약 1020조원)에 달한다.

미리 서버를 확보해 두어야 이용자 폭증에 대비할 수 있지만, 수백조 원에 달하는 사용료는 앞으로 벌어들일 수입이나 추가 투자금으로 메워야 하는 부담으로 남는다.

[다보스=AP/뉴시스] 지난해 1월 23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 연례회의에 참석한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 2026.09.16

◆기업용 AI 구매 줄잇지만…"본격적인 투자금 회수엔 시간 걸려"

AI 서비스에 돈을 내는 기업도 늘고 있다. 앤트로픽의 매출 급증 외에도 기업용 AI 시장의 성장을 보여주는 지표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 벤처캐피털 멘로벤처스는 지난해 기업의 생성형 AI 지출을 370억 달러로 추정했다. 전년보다 3.2배 늘어난 규모다. 미국 기업 의사결정자 설문과 시장 분석을 바탕으로 한 추정치로, 반도체 구매와 추론 인프라 서비스 등은 제외됐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 7월 실적 발표에서 업무용 AI 서비스인 '마이크로소프트 365 코파일럿'의 유료 좌석이 3000만 개를 넘었다고 밝혔다. 기업들이 직원의 업무에 AI를 활용하기 위해 구매한 이용권 규모다.

그러나 유료 수요가 늘어난다고 해서 투자금이 즉시 회수되는 것은 아니다. 메타 측은 "새로운 AI 기술과 인프라 투자는 기존 사업보다 수익을 내기까지 훨씬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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