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계엄버스 탑승'만으로 징계사유 안 돼"…정학승 정직 취소(종합)

기사등록 2026/10/22 16:31:22 최종수정 2026/10/22 17:10:24

국방부, 계엄버스 탑승 이유로 정직 3개월 징계

法 "계엄사 구성 위법성 인식했다 보기 어려워"

"가치판단 어려워…軍 충성의무 위반 정도 아냐"

[인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정직 처분을 받은 정학승 전 육군 동원참모부장(소장)에 대한 징계를 취소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22일 나왔다. (사진=뉴시스DB) 2026.10.22.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정직 처분을 받은 정학승 전 육군 동원참모부장(소장)에 대한 징계를 취소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판사 이상덕)는 22일 정 소장이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낸 정직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국방부는 비상계엄 당시 계엄사령부 구성을 위한 이른바 '계엄버스'에 탑승했다는 이유로 지난 1월 정 소장에게 정직 3개월 중징계 처분을 내렸다. 징계 사유로 법령준수의무 위반이 적용됐다.

정 소장은 이 같은 징계 처분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징계 처분의 효력을 멈춰달라며 집행정지도 두 차례 신청했는데, 받아들여지진 않았다.

법원은 이번 소송에서 정 소장이 일방적으로 계엄 버스 탑승 대상자로 선정됐을 뿐, 계엄사령부 구성에 적극적으로 관여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징계사유를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정 소장이 비록 버스에 탑승했다고 하더라도, 계엄사령부 구성 명령이 위법함을 실제로 인식했거나 인식하지 못한 데에 과실이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그 행위가 객관적으로 군인복무기본법에서 정한 충성의무를 위반한 정도에 이르지는 않았다"고 판단했다.

계엄 버스 탑승이 비상계엄 해제 발표 전인 12월 4일 새벽 3시3분께 이뤄졌던 점을 들어, 정 소장이 여전히 계엄 상태라고 인식했을 개연성이 높다고 봤다.

또 계엄이 해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계엄사령부 구성 명령 자체가 명백히 위헌·위법이라고 평가하기 어렵고, 이러한 규범적 가치평가를 법학전공자가 아닌 공무원이나 군인에게 기대하기는 더 어렵다고 했다.

재판부는 "군인은 엄격한 규율과 상명하복이 일반공무원에 비해 훨씬 높게 요구되고 그것이 내면화돼 있는 집단으로서, 상관의 명령이 명백히 위헌 위법하지 않은 이상 이를 따를 것이 규범적으로도 기대된다"며 "징계사유 여부 판단에서도 군인의 이런 특수성이 고려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 소장은 비상계엄 당시 사단장과 같은 지휘관이 아니라 소관 업무를 담당하는 참모에 불과했다"며 "서울로 이동할 부장, 실장급 인원 선정에 관여하거나 자신의 이동 여부 또는 그 시간을 독자적으로 결정할 권한이 없었다"고 판시했다.

아울러 "정 소장은 게엄사령부에서 예비군과 관련된 업무를 맡게 될 것이라는 정도만 예상하고 서울로 이동했던 것"이라며 위법 행위 관여에 대한 인식이 없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계엄 버스가 출발 약 30분 만에 회차해 육군본부로 돌아왔고, 정 소장이 계엄사령부 업무를 실제로 수행하지 않은 점도 고려했다.

정 소장의 행위는 상관의 지시에 따라 부서원을 데리고 서울로 가는 버스에 탑승했다가 중간에 귀환한 것에 그쳐 충성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비상계엄과 관련해 징계를 받은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과 김용대 전 드론작전사령관 등 군 간부들은 잇달아 징계 취소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앞서 법원은 정직 2개월 처분을 받았던 유재원 국군방첩사령부 1처2실장(대령)에 대해서도 징계를 취소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비상계엄 관련 군 간부의 징계 취소 소송에서 본안 판단이 나온 첫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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