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자 있다면 100층도 가뿐"…2372계단 오른 소방관들

기사등록 2026/10/22 16:15:01 최종수정 2026/10/22 16:29:50

20㎏ 넘는 장비 착용하고 101층 올라…전국 소방관 1100여명 참가

고 김진석 순직 소방관 추모 속 진행…가족·동료와 함께한 도전

[부산=뉴시스] 진민현 기자 = 22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엘시티(LCT) 랜드마크 건물에서는 총 101층, 2372개의 계단을 오르는 '전국소방공무원 해운대 LCT 계단오르기 대회'가 개최된 가운데 방화복 부문에 출전한 소방관이 결승점이 마련된 마지막 계단을 오르고 있다. 2026.10.22 truth@newsis.com


[부산=뉴시스]진민현 기자 = 맨몸으로 오르기도 버거운 101층 높이의 건물. 계단만 2372개에 달하는 이곳을 소방관들은 실제 화재 현장에서 사용하는 방화복을 입고 올랐다.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고 숨이 턱 끝까지 차올랐지만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22일 오전 9시께 부산 해운대구 엘시티(LCT) 랜드마크 건물 앞은 '제5회 전국소방공무원 해운대 LCT 계단오르기 대회'에 참가한 소방관들로 북적였다. 참가자들의 방화복에는 최근 경기 부천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고(故) 김진석 소방위를 추모하는 근조 리본이 달려 있었다.

높이 411m의 높이를 자랑하며 전국에서 두번째로 높은 엘시티 랜드마크 건물은 지상 101층, 계단 2372개로 이뤄져 있다. 이날 대회는 방화복·간소복 경쟁 부문과 비경쟁 부문 등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올해 대회에는 부산 소방공무원 275명과 타 시도 소방공무원 703명, 긴급구조지원기관 관계자 50명, '119 패밀리 워크' 참가자 100명 등 역대 최대 규모인 1128명이 참가했다.

20㎏이 넘는 장비를 착용한 소방관들은 계단을 오르며 비 오듯 땀을 흘렸다. 결승점에서는 서로 손을 잡고 들어오는 참가자들이 눈에 띄었고,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도 "파이팅"을 외치는 소방관도 있었다.

[부산=뉴시스] 2024년 대회에서 20분25초의 기록으로 우승했던 임건엽 소방교는 올해 19분11초 만에 101층을 올라 방화복 경쟁 부문 전체 1위를 차지했다. 종전 자신의 기록을 1분14초 단축하며 역대 5차례 대회 중 가장 빠른 기록을 세웠다. (사진=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2026.10.2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2024년 대회에서 20분25초의 기록으로 우승했던 임건엽 소방교는 올해 19분11초 만에 101층을 올라 방화복 경쟁 부문 전체 1위를 차지했다. 종전 자신의 기록을 1분14초 단축하며 역대 5차례 대회 중 가장 빠른 기록을 세웠다. 임 소방교는 "제가 1등이긴 하지만 전국 소방공무원 누구나 현장에 구조자가 있다면 100층도 가뿐히 올라갈 수 있는 체력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간소복 부문에서는 서울 종로 정현우 소방관이 14분41초로 최고 기록을 세웠다.


◆"포기하고 싶었지만"…한 계단 더 내디딘 '이유'

[부산=뉴시스] 22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엘시티(LCT) 랜드마크 건물에서는 총 101층, 2372개의 계단을 오르는 '전국소방공무원 해운대 LCT 계단오르기 대회'가 개최된 가운데 가족과 함께 출전한 이들도 있었다. (왼쪽부터) 사위 변우진 소방교, 신형식 소방령, 딸 신지혜 소방교. (사진=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2026.10.22 photo@newsis.com


이날 가족이 함께 출전한 참가자들도 눈길을 끌었다. 신형식 소방령은 딸 신지혜 소방교, 사위 변우진 소방교와 함께 대회에 참가했다.

신 소방령은 "'소방'이라는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같은 공간에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어 좋았다"며 "80층 정도부터 힘들었지만 함께 올라갈 수 있어 끝까지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부산=뉴시스] 진민현 기자 = 22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엘시티(LCT) 랜드마크 건물에서는 총 101층, 2372개의 계단을 오르는 '전국소방공무원 해운대 LCT 계단오르기 대회'가 개최된 가운데 올해 처음 참가한 후안 P. 로드리게스 주한미군 대구기지사령부 소방대장이 참여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26.10.22 truth@newsis.com


올해 처음 참가한 후안 P. 로드리게스 주한미군 대구기지사령부 소방대장은 "계단을 오르면서 다리가 굉장히 아팠고 왼쪽 다리에는 경련까지 일어났다"며 "하지만 뒤에 팀원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멈출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화재 현장에서도 동료를 뒤에 남겨두지 않는다. 함께 출발했다면 함께 끝까지 가야 한다"며 "소방관은 사람의 생명을 보호해야 하는 만큼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언제나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압대원 4년 차인 박재영 소방교(20대)는 "최근 부천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고 김진석 소방위를 생각하면서 올라왔다"며 "50층쯤 올라왔을 때 너무 힘들어 포기하고 싶었지만 꼭대기에 구조자가 있다는 생각으로 한 발짝씩 올라왔다"고 말했다.

구조대원 김재훈씨(30대)는 "40층부터 너무 힘들어 중간에 포기하고 싶었다"며 "하지만 실제 100층에서 사고가 발생한다면 구조가 얼마나 어려울지 생각하니 정신이 번쩍 들어 끝까지 올라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부산=뉴시스] 진민현 기자 = 22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엘시티(LCT) 랜드마크 건물에서는 총 101층, 2372개의 계단을 오르는 '전국소방공무원 해운대 LCT 계단오르기 대회'가 개최된 가운데 방화복 부문에 출전한 소방관이 방화복을 입은 채 결승점을 들어오고 있다. 2026.10.22 trut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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