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선고유예→2심 징역형 집행유예
"정책 판단…사후적 평가로 처벌 안 돼"
"헌법상 국민 지위·정부 수용 의무 구별"
[서울=뉴시스]홍연우 기자 = 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으로 항소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문재인 정부 안보라인 인사들이 당시 북송 결정은 중대 범죄자에 대한 추방 조치였다며 정당성을 재차 주장했다.
이들은 국가안보에 관한 정책적 판단을 사후적으로 평가해 형사처벌하는 것은 부당하다고도 했다.
정의용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전 국가정보원장,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은 22일 입장문을 내고 "이 사건의 실체는 단순한 탈북민의 강제송환이 아니라 중대한 반인륜적 범죄를 저지르고 남측으로 도주한 범죄자들에 대한 추방 조치"라고 했다.
이들은 북송된 어민 2명이 북한 영해에서 선장을 포함한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았으며, 범행 증거를 은폐한 뒤 도주하다 우리 해군에 나포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은 다른 탈북민 귀순 사례와 동일하게 취급할 수 없다"며 "범죄 혐의의 중대성과 도주 경위, 귀순 의사 표명의 진정성에 관한 의문을 도외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북한 주민의 헌법상 지위에 대해서도 헌법 제3조의 영토 조항뿐 아니라 평화통일 의무를 규정한 제4조와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북한 주민의 국적 문제와 귀순 의사를 밝힌 모든 북한 주민에 대한 정부의 수용 및 보호 의무가 어떠한 범위에서 인정되는지는 구별해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에서 중대 범죄를 저지른 혐의자를 국내에서 실효적으로 수사·처벌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정부가 반드시 수용해야 하는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할 국가의 책무는 어떻게 이행해야 하는지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사와 기소의 정치적 배경에 대한 문제도 제기했다.
이들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전임 정부의 주요 안보정책과 관련된 여러 사건에 대한 수사와 기소가 집중적으로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형사사건으로 발전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책적 판단에 대한 사후적 비판과 평가가 곧바로 형사처벌의 근거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형사사법 절차가 정권 교체에 따른 정책적 판단의 차이를 처벌하는 수단으로 이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에 대한 최종적인 사법적 판단이 남북관계의 특수성과 헌법적 가치의 조화를 충실히 반영하고, 형사법의 엄격한 원칙에 따라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 사건은 2019년 11월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북한 어민 2명이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우리 군에 나포된 뒤 북한으로 송환된 사건이다. 정 전 실장 등은 어민들의 귀순 의사에도 강제로 북송해 관계 공무원들의 권한 행사를 방해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북한 주민도 대한민국 국민에 해당하며, 강제북송으로 어민들의 재판받을 권리 등 기본권이 침해됐다고 판단했다. 다만 당시 남북관계의 특수성과 법적 판단의 어려움 등을 고려해 정 전 실장 등에게 선고유예 판결을 내렸다.
2심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15-3부(고법판사 성언주·원익선·이희준)는 전날 정 전 실장과 서 전 원장에게 각각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김 전 장관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2심은 "대한민국 국민인 북한 주민에 대한 보호 의무를 저버린 행위"라며 "위법한 결정과 지시에 동원된 하급 공무원들이 정신적 충격을 겪고 법적·도덕적 책임에 직면하게 했으며, 대한민국에 정착한 탈북 주민들까지 강제북송의 공포에 떨게 하는 등 파급효과와 부작용이 매우 크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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