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동 주둔 병력 감축…후티 위협 속 사우디 주재 직원 철수(종합)

기사등록 2026/10/22 13:37:06

사우디 공항 피격에 민간인 사상자 속출

[리야드=AP/뉴시스] AP통신이 입수해 검증한 영상에서 캡처한 사진으로, 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킹칼리드 국제공항에서 발생한 화재로 검은 연기와 불길이 치솟고 있다. (사진=UGC 제공) 2026.10.11.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미군이 이란과 예멘 후티 반군의 위협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동 지역 주둔 병력을 조용히 감축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국무부는 후티 반군의 사우디아라비아 공격이 증가하자 사우디 주재 미국 대사관의 비필수 인력과 가족에게 출국을 명령했다.

21일(현지 시간) CBS 뉴스에 따르면 미국 관리와 고위 미군 관계자는 후티 반군의 지속적인 역내 위협과 이란의 직접적인 위협에 대응해 미군이 중동 주둔 병력을 감축해 왔다고 밝혔다.

토미 피곳 국무부 대변인은 X(옛 트위터)에 사우디아라비아에 있는 비필수 미국 정부 직원과 가족에게 출국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다만 다른 걸프 국가에도 같은 조치가 적용될 수 있다는 보도는 부인했다.

CBS 뉴스는 다른 미국 대사관들도 제한적 운영 방침에 따라 인력과 서비스를 조정했지만, 지정된 외교관과 가족에게 의무적으로 대피하도록 하는 강제 철수 명령은 내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제한적 운영 조치는 대사관이 업무를 완전히 중단하지 않고도 인력과 서비스를 줄일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이번 조치는 미국 대사관들이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와 바레인,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에서 후티 반군의 공격에 따른 여행 차질 가능성을 경고하고 현지 미국인들에게 주의를 당부한 뒤 나왔다.

피곳 대변인은 "후티 반군이 민간 공항과 주요 기반 시설을 겨냥한 공격을 포함해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적대 행위를 강화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하고 심각한 여행 차질이 빚어졌다"고 설명했다.

후티 반군은 최근 몇 주 동안 사우디아라비아의 공항과 석유 시설을 향해 드론과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달 초 리야드의 킹 칼리드 국제공항 공격으로 12명이 사망하고 300명 이상이 다쳤으며, 사망자 중에는 미국인도 포함됐다.

공격은 이후에도 이어졌다. 사우디 주도 군사연합군은 지난 20~21일 후티 반군의 드론 여러 대를 요격했다고 발표했다. 사우디 에너지부도 21일 방공망이 샤이바 유전을 겨냥한 드론 공격을 차단했다고 밝혔다. 에너지부는 이 공격으로 2명이 사망하고 2명이 낙하물에 맞아 부상했다고 설명했지만, 드론 발사 주체는 공개하지 않았다.

후티 반군은 10년 넘게 예멘 수도 사나를 비롯한 광범위한 지역을 장악해 왔다. 사우디 관리들은 이란이 후티 반군의 행동에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지만, 이란은 사태 악화에 관여했다는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세계 원유 수송의 주요 통로인 바브 알 만답 해협의 안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후티 반군이 예멘 서부 해안에 인접한 이 해협을 위협할 경우 국제 해상 운송과 에너지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의 혼란이 커진 상황에서 바브 알 만답 해협의 전략적 중요성도 더욱 커지고 있다.

마르완 알리 노만 예멘 외무장관 정치고문은 21일 C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후티 반군이 제지받지 않으면 공격을 계속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후티 반군의 위협이 확대될 것이라며 예멘 정부가 국제사회의 지원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은 사우디아라비아에 방어 목적의 공중 작전을 포함한 지원을 제안한 상태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사우디아라비아를 군사적으로 지원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티 반군의 리야드 공항 공격으로 사상자가 발생한 뒤 기자들에게 후티 반군에 대한 추가 공격 가능성을 묻는 말에 "우리는 그럴 수도 있다"고 답했다. 그는 이달 초에도 후티 반군과 소통하고 있다면서도 "그들이 한 짓은 매우 나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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