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방부·CIA에 SW 공급하던 팔란티어, 서울 한남동서 옷 파는 이유

기사등록 2026/10/22 14:59:05 최종수정 2026/10/22 16:02:30

미 대표 AI 기업 팔란티어, 서울 한남동서 두 번째 팝업스토어 개최

5만원 모자에 10만원 티셔츠…팔란티어 굿즈에 열광

한국 팬덤 기반으로 브랜드 접점 넓히고 기업 고객 공략

"한국 제조업 경쟁력이 AI 자산"…국내 기업과 기술 협력 확대 모색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22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낫배드커피에서 열린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 팝업스토어에서 2026년 가을·겨울(FW) 시즌 굿즈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다. 미국 AI(인공지능) 소프트웨어 기업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는 22일부터 23일까지 서울에서 두 번째 팝업스토어를 연다. 지난해 첫 행사에 약 5000명이 방문한 데 이어 올해는 '소버린 AI(AI 주권)'를 주제로 한국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한다. 2026.10.22.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이주영 기자 = 22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한 골목에 하우스 음악이 울려 퍼졌다. 디제이(DJ)가 음악을 틀자 방문객들은 음료를 마시며 자유롭게 분위기를 즐겼다. 팝업스토어 1층에는 티셔츠와 재킷이 걸려 있었고, 2층은 후드티와 모자를 사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검정 모자에는 빨간 글씨로 'Sovereign(주권)'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가격은 5만2000원이다. 10만원짜리 흰 티셔츠에는 ''The Sovereign Loop(주권의 선순환)'이라는 문구와 도식이 인쇄됐다. 가을·겨울 시즌을 맞아 두꺼운 맨투맨과 후드티도 진열대를 채웠다.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의 신제품 발표회처럼 보이지만, 이 공간을 마련한 곳은 미국의 대표 인공지능(AI)·빅데이터 기업 팔란티어다. 정부 기관과 대기업에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첨단 IT 기업이 일반 소비자를 상대로 옷과 모자를 팔고 있는 셈이다.

◆정부·기업에 SW 파는 회사…한국에선 팬들과 직접 만난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22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낫배드커피에서 열린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 팝업스토어에를 찾은 방문객들이 공간을 둘러보고 있다. 미국 AI(인공지능) 소프트웨어 기업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는 22일부터 23일까지 서울에서 두 번째 팝업스토어를 연다. 지난해 첫 행사에 약 5000명이 방문한 데 이어 올해는 '소버린 AI(AI 주권)'를 주제로 한국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한다. 2026.10.22. jini@newsis.com
팔란티어는 22일부터 이틀간 서울 한남동에서 두 번째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 지난해 10월 성수동에서 첫 행사를 연 지 1년 만이다.

팔란티어는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국방부 등 정부기관에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며 성장했다. 최근에는 제조·금융·에너지 등 민간 기업으로 고객층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나스닥에서 가장 잘 나갔던 종목이기도 하다.

그러나 일반인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진 않는다. 기업용 제품만 판다. 그런 회사가 어쩌다 한국에서 굿즈 판매 행사를 이어가는 걸까. 팔란티어가 한국 투자자들의 최애 미국 주식이어서 그럴까. 한국은 팔란티어 굿즈가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이 팔리는 곳이기도 하다.

엘리아노 유네스 팔란티어 팝업 총괄은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팔란티어는 기업과 정부를 상대로 사업하지만 회사의 사명에 공감하는 열렬한 팬덤 커뮤니티가 형성돼 있다"며 "미국을 제외하면 한국보다 팬덤과 기업 고객이 강력한 시장은 없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이주영 기자 = 엘리아노 유네스(Eliano Younes) 팔란티어 팝업·인게이지먼트 총괄. 2026.10.22. zo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어 "한국에서 팔란티어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팔란티어가 추구하는 목표와 가치관에 한국의 많은 사람이 공감하기 때문"이라며 "경영진이 주요 사회적 이슈에 분명한 입장을 밝히는 것도 팬덤이 형성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새벽 7시 반 '오픈런' 등장… "테크 회사의 인간 중심 철학 느끼러 왔다"
[서울=뉴시스] 이주영 기자 = 22일 팔란티어 팝업스토어에 가장 먼저 도착한 재호민(31)씨. 재씨는 한 손에 팔란티어의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알렉스 카프가 쓴 책 '기술공화국 선언'을 들고 있었다. 2026.10.22. zo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날 오전 7시30분 팔란티어 팝업스토어에 가장 먼저 도착한 사람은 재호민(31)씨였다. 재씨는 소버린AI 연구소 입사를 앞두고 이날 팝업스토어를 방문했다. 한 손에는 팔란티어의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알렉스 카프가 쓴 책 '기술공화국 선언'을 들고 있었다.

재씨는 "테크 회사가 무슨 옷을 파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팔란티어는 인간 지향적인 회사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팝업 공간과 굿즈에 담긴 회사의 철학을 직접 느끼고 싶어서 왔다"고 말했다.

이번 팝업은 지난해보다 공간과 상품 구성에 더욱 공을 들였다. 유네스 총괄에 따르면 지난해 첫 팝업의 준비 기간은 7주였지만 올해는 4개월을 들였다. 지난해보다 공간을 키우고 상품 구성도 늘렸으며 새로운 제품 12~13종을 선보였다.

유네스 총괄은 "지난해 팝업은 예상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았지만 결과가 좋았다"며 "이번에는 한국 커뮤니티와 파트너에게 팔란티어가 한국 시장에 장기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성수동 첫 팝업에는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최고경영자(CEO)가 예고 없이 방문해 화제가 됐다. 방문객들과 사진을 찍고 상품에 사인하는 등 기업 CEO의 등장에 팬미팅을 방불케 하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옷에 새긴 '소버린 AI'… "한국 기업의 AI 기술 자립 돕는다"
[서울=뉴시스] 이주영 기자 = 22일 팔란티어 팝업스토어에서 간담회를 진행 중인 아크셰이 크리슈나스와미 수석 아키텍트(왼쪽), 채드 월퀴스트 팔란티어 AI 아키텍처 총괄. 2026.10.22. zo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올해 팝업에서 눈에 띄는 문구는 '소버린'이다. 소버린 AI는 국가나 기업이 자체 데이터와 AI 기술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하는 개념이다.

팔란티어가 소버린을 강조하는 이유는 한국 시장을 향한 전략과도 연결된다.

채드 월퀴스트 팔란티어 AI 아키텍처 총괄은 "이번 팝업에서 '소버린'을 주제로 내세운 이유는 한국이 자체적인 AI 역량과 기술을 보유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며 "한국 기업들이 축적한 기술과 노하우가 외부 AI 기업에 넘어가지 않고 한국에 남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크셰이 크리슈나스와미 수석 아키텍트는 "한국은 통신과 반도체, 조선 등 핵심 산업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특히 제조업에서 축적한 전문 지식을 활용하면 한국 산업에 특화된 AI 모델을 개발하거나 기존 모델을 고도화할 기회가 크다"고 전했다.

팔란티어는 국내 대기업들과의 접점도 빠르게 늘리고 있다. KT와는 기업 AI 전환(AX) 사업을 추진 중이며, HD현대와는 스마트 조선소 구축 등 산업 현장의 데이터 분석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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