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프코어 넘어 '코프코어' 확산…3040 직장인 공략
키워드 '도어 투 써밋'…그룹 시너지 R&D 투자↑ 기대
[서울=뉴시스]권민지 기자 = "문밖을 나서는 순간부터 모든 것이 아웃도어입니다. 자연과 도심을 잇는 프리미엄 아웃도어 브랜드로 좋은 제품을 선보이고 싶습니다."
22일 서울 서초구 네파 청계산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열린 '2026 가을·겨울(FW) 미디어데이'. 김정미 네파 부사장은 올해 시즌 전략을 관통하는 키워드로 '도어 투 써밋(DOOR TO SUMMIT)'을 제시하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아웃도어의 기능성과 일상적인 디자인을 결합한 '스타일 테크(Style Tech)'를 강조했다면, 올해는 이를 한 단계 확장해 집 문밖부터 산 정상까지 더욱 다양한 환경에서 활용할 수 있는 아웃도어를 선보인다는 구상이다.
등산복을 일상 패션으로 활용하는 '고프코어(Gorpcore)'를 넘어 아웃도어 의류를 출근복으로도 입는 '코프코어(Corp-core)' 트렌드가 확산하는 흐름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다.
김 부사장은 "기후 변화로 냉감과 보온, 방수 등 아웃도어의 기능적 요소가 일상복에도 중요해지고 있다"며 "과거 기능성 의류였던 아웃도어가 일상복을 거쳐 출근복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부사장은 "기존 네파가 추진해 온 전략적 방향이 인수로 인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K2코리아그룹에서도 네파는 독립적인 회사로 운영되며 기존 브랜드 정체성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MBK 체제 하에서 발생했던 이자 비용을 앞으로는 온전히 네파의 브랜딩과 R&D 투자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K2코리아그룹의 소싱 체계와 신발 연구개발 역량도 네파의 경쟁력을 높일 요소로 꼽았다.
김 부사장은 "아웃도어는 고급 소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품질 좋은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K2코리아그룹의 강력한 소싱 체계가 네파의 경쟁력에 더해지면 상당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진출 가능성도 열어뒀다. 네파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중국 시장 진출과 관련해 여러 차례 현지 업체들과 논의를 진행해 왔다는 설명이다.
김 부사장은 "중국과 동남아시아를 포함한 글로벌 진출은 K2코리아그룹 차원에서도 중요한 전략적 방향"이라며 "네파만의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과 아웃도어 기술력을 더욱 확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적 개선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그는 "올해 상반기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가 전년 동기 대비 4배 이상 개선됐다"며 "상품 경쟁력 강화와 물류·운영 효율화, 리뉴얼 매장의 점당 매출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K2코리아그룹과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영업이익 흑자 전환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구체적인 흑자 전환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경량화·고급화 '투 트랙'…출근복부터 아웃도어까지
이날 행사장 2층에는 네파의 FW 시즌 전략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전시 공간이 마련됐다.
'도어 투 써밋'을 주제로 ▲경량 아우터를 소개하는 '라이트앤코지' ▲프리미엄 제품을 모은 '럭스앤컨템포러리' ▲고기능성 제품 중심의 '아웃도어앤써밋' 등 3개 구역으로 구성됐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가벼운 소재와 일상적인 디자인을 강조한 경량 다운 제품들이었다.
네파는 최근 겨울철 기온 변화와 일교차에 대응할 수 있도록 경량 아우터를 확대하고 있다. 한 벌로 여러 계절에 활용할 수 있는 레이어링 제품과 리버서블, 3IN1·4IN1 등 다용도 제품도 강화했다.
김 부사장은 "최근에는 겨울이 따뜻해지는 '웜터(Warmter)'라는 표현까지 등장하고 있다"며 "가볍게 휴대하면서 날씨에 따라 겹쳐 입을 수 있는 제품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경량 아우터 전시 공간에서는 다운백을 사용하지 않아 무게를 줄인 제품과 코듀로이 배색, 탈착식 카라 등을 적용한 제품을 만나볼 수 있었다.
김재이 네파 디자인실 실장은 "아웃도어의 기술력을 일상으로 가져와 매일 손이 가는 옷으로 만드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출시해 조기 품절을 기록한 '아르테 럭스'를 확대하고, 고기능성 '아르테 테크'와 트렌디한 '아르테 아이콘' 등으로 제품군을 세분화했다.
고어텍스 소재를 적용한 다운 코트와 밍크 퍼를 활용한 제품, 자석식 버클을 적용한 아우터 등이 눈길을 끌었다. 여성 프리미엄 라인 '프리미아'는 경량성과 광택감 있는 소재를 강조한 젊은 디자인으로 변화를 줬다.
'아웃도어앤써밋' 공간에서는 경량 다운 '에어써밋'을 중심으로 기능성 제품들이 소개됐다.
네파는 발열 기능을 갖춘 그래핀 안감과 방풍 소재인 윈드스토퍼를 적용해 보온성을 높였다. 일부 제품에는 두께가 다른 퀼팅 구조를 적용해 공기층을 형성하도록 설계했다.
네파는 제품 고급화와 함께 고객층 확대에도 주력하고 있다.
기존 4050 소비자를 유지하면서도 2030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기능성 아웃도어 제품에 일상적인 디자인을 접목하는 전략이다.
김 부사장은 "대표 전략 상품의 구매 연령대를 보면 30대와 40대, 50대가 각각 30% 수준으로 비교적 균형을 이루고 있다"며 "기존 4050 고객의 중요성은 여전히 크지만 30대 고객의 유입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네파의 대표 트레킹화 '칸네토'는 누적 판매량 35만족을 넘어섰다. 올해는 무게를 줄인 '칸네토 맥스'와 일상에서도 신을 수 있는 '칸네토 하이브'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한다.
김 부사장은 "K2코리아그룹은 족형 연구부터 아웃솔 개발, 착화감과 마모 테스트까지 전문적인 연구개발 조직을 갖추고 있다"며 "네파의 대표 신발 제품에 이러한 기술력이 접목된다면 경쟁력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K2코리아그룹 편입 이후에도 네파는 기존 인력 승계를 원칙으로 독립적인 브랜드 운영 기조를 유지할 방침이다.
김 부사장은 "프리미엄은 단순히 가격이 비싼 제품이 아니라 소비자에게 꼭 필요한 기능과 스타일, 가치를 모두 갖춘 제품"이라며 "네파만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고객이 네파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를 더욱 분명하게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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