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문 8년 만에 정상 오른 펜싱 조은혜 "애국가 두 번 울리고 싶다"[장애인AG]

기사등록 2026/10/21 23:18:12

2010년 출범 이후 한국 펜싱 첫 장애인AG 금메달…22일 단체전서 2관왕 도전

[서울=뉴시스] 2026 아이치·나고야 장애인아시안게임 여자 에페 개인전(스포츠등급 B)에서 금메달을 딴 조은혜. (사진 =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나고야=뉴시스]공동취재단 = 한국 휠체어펜싱에 장애인아시안게임 출범 이후 첫 금메달을 안긴 여자 대표팀 주장 조은혜(41·부루벨코리아)가 동료들과 함께할 두 번째 금메달을 바라봤다.

조은혜는 21일 일본 나고야시 이나에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장애인아시안게임 여자 에페 개인전(스포츠등급 B) 결승에서 사이수니 자나(태국)를 15-14로 꺾었다.

2017년 낙상 사고로 척수를 다친 뒤 이듬해 검을 잡은 그는 입문 8년 만이자 두 번째 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 첫 금메달을 따냈다.

한국 펜싱 선수가 2010년 출범한 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한 것도 처음이다. 전신인 아시아·태평양 장애인경기대회에서는 김기홍이 2006년 쿠알라룸푸르 대회 에페 개인전 금메달을 딴 바 있다.

경기 후 만난 조은혜는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면서도 "너무 좋다. 떨린다"고 소감을 말했다.

금메달까지 마지막 한 점이 쉽지 않았다. 조은혜는 2피리어드에서 14-8까지 앞섰지만, 연속 6점을 내줘 3피리어드에서 14-14 동점을 허용했다.

2024 파리 패럴림픽 개인전 3관왕 자나의 추격에 우승을 장담할 수 없게 된 순간, 조은혜는 집중력을 다잡았다.

두 차례 동시타가 이어진 뒤 조은혜가 결국 마지막 한 점을 따내 금메달을 확정했다.

그는 "내가 14점에 먼저 도달한 후 안주한 것 같다고 생각했다"며 "더 집중하자. 차분히 하나만 생각하자고 계속 그랬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마지막 한 점을 따낼 때까지 버팀목이 된 건 동료들이었다. 관중석에서 들려온 "하나만", "차분히"라는 응원이 힘을 보탰다.

[서울=뉴시스] 2026 아이치·나고야 장애인아시안게임 여자 에페 개인전(스포츠등급 B)에서 금메달을 딴 조은혜. (사진 =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조은혜는 "훈련하면서도 동료들끼리 피드백을 주고받는다"며 "급하면 급하게 하지 말라고, 차분히 하라고 해줬다. 그래서 오늘 이렇게 좋은 결과가 왔다"고 말했다.

다음 목표는 22일 여자 에페 단체전 우승이다. 우승하면 조은혜는 한국 펜싱 선수 최초로 장애인아시안게임 2관왕에 오른다.

그는 "동생들이랑 정말 합심해서 서로 채워줘 가면서 꼭 금메달을 따고 싶다"며 "애국가도 당연히 두 번 울리고 싶고, 그 기쁨을 동료들이랑 빨리 나누고 싶다"고 다짐했다.

금메달의 기쁨을 전하고 싶은 또 한 사람은 어머니였다. 어머니 이야기가 나오자 조은혜는 눈물을 보였다.

조은혜는 대회 사전 미디어가이드에서 "장애가 있어도 당당하라"는 어머니의 응원을 소개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도 어머니는 자신은 잘 있으니 걱정하지 말고 운동에만 전념하라고 힘을 보탰다고 했다.

대회를 마친 뒤엔 언제나 자신을 응원해주는 어머니와 함께 해외여행을 떠날 계획이다.

어머니에게 한 마디 해달라는 부탁에 조은혜는 "엄마, 여행 가자"며 "어딜 가도 엄마랑 가는 거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