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 2심 무죄, 사법 족쇄 풀었다

기사등록 2026/10/21 15:19:17 최종수정 2026/10/21 15:22:23

'탈북어민 강제북송' 1심 선고유예→2심 무죄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선 불기소 처분 받기도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탈북어민 강제북송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6.10.21. 20hwan@newsis.com

[청주=뉴시스] 연현철 기자 = '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에 연루된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징역형 선고를 유예한 1심 판단이 항소심에서 무죄로 뒤집혔다.

노 전 실장은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에서도 최근 불기소 처분을 받으면서 4년 가까이 이어진 사법적 부담을 덜게 됐다.

서울고법 형사15-3부(고법판사 성언주·원익선·이희준)는 21일 국가정보원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노 전 실장에게 징역 6개월의 선고를 유예한 원심과 달리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노 전 실장이 다른 이들과 순차적·암묵적으로 직권남용 범행을 공모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며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함께 기소된 정의용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전 국가정보원장에게는 각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은 2019년 11월 귀순 의사를 밝힌 북한 어민 2명이 북측으로 강제 송환되면서 불거졌다. 한국 정부 수립 이후 북한 주민이 북한으로 강제 송환된 첫 사례다.

우리 군은 동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이들을 나포했고, 이들은 오징어잡이 배에서 동료 승선원 16명을 살해하고 도주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중대한 비정치적 범죄를 저질러 보호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닷새 뒤 추방했다.

노 전 실장 등 4명은 송환 과정에서 직권을 남용하고, 어민들이 국내 법령과 절차에 따라 재판받을 권리를 방해한 혐의로 2023년 3월 불구속 기소됐다.

노 전 실장은 최근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불기소 처분을 받기도 했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은 2020년 9월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가 서해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실종된 뒤 북한군에 살해된 사건이다.

이대준씨의 형 이래진씨는 2022년 10월 이 사건과 관련해 국정원·국방부가 관련 첩보를 삭제한 것으로 의심된다며 노 전 실장과 이인영 전 통일부 장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공용전자기록손상 등 혐의로 고발했다. 또 해경 중간수사결과 발표 당시 월북 조작에 공모했는지 조사해야 한다며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을 고발하고,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현 민주당 의원)이 사건 보고 내용을 삭제하려 했다는 이유로 고발장을 제출했다.

검찰은 문재인 정부가 피살 사실을 축소·은폐했다며 서 전 원장(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김 전 청장, 민주당 박지원 의원(당시 국가정보원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노은채 전 국정원장 비서실장 등을 재판에 넘겼다. 노 전 실장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였으나 불기소 처분했다.

1심은 이들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도 서 전 실장과 김 전 청장에 대한 항소를 기각하고 무죄를 선고한 1심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이대준씨가 북한 해역에서 발견되기 전까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없는 만큼 자진 월북이 아니었다고 단정할 수 없으며, 해양경찰청의 수사 결과 발표문은 자진 월북 사실을 확인한 내용이 아닌 당시 수사 결과를 토대로 한 판단에 가깝다고 봤다.

검찰은 서 전 실장과 김 전 청장에 대해 상고를 포기하면서 이들의 무죄도 최종 확정됐다.

충북 청주 출신의 노 전 실장은 17~19대 3선 국회의원과 주중대사, 문재인 정부 대통령 비서실장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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