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 중대재해처벌법 위헌 결정한 것"
주심 천대엽 대법관 향해서는 "자기 판례와 모순"
민변은 21일 대법원의 아리셀 참사 상고심 선고에 대한 논평을 내 "23명의 죽음 앞에 자기 판례마저 버리며 최고법원의 기능 중단을 선언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민변은 "이 사건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가장 큰 인명 피해가 발생한 사건이고 국민적 관심이 매우 높았다"며 "그럼에도 대법원은 선고 법정에서 유족을 앞에 두고 어떠한 설명도 없이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는 한 문장만을 읽고 도망치듯 자리를 떴다"고 지적했다.
감형 원인인 아리셀 공장 3동 2층 '비상구·비상통로 유지 의무' 쟁점에 무죄를 유지하며 이유를 언급하지 않은 것도 "23명의 죽음 앞에서 최고법원이 갖춰야 할 성의도 예의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 사건의 2심은 안전보건규칙상 비상구를 각 층마다 둘 의무가 있다는 근거가 없다는 등의 이유로 1심의 유죄 판단을 무죄로 뒤집었고 대법원도 수긍했다.
이런 판단은 사건 주심인 천대엽 대법관이 6명의 사망자를 낸 2017년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크레인 사고 상고심에서 내놓은 판례와 배치된다고 민변은 지적했다.
2021년 9월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이 사건으로 기소된 삼성중공업 등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 혐의 상고심에서 '안전보건규칙에 명문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트려 돌려보낸 바 있다.
민변은 "천 대법관은 자신이 세운 법리와 이번 결론 사이의 모순을 논리로 설명할 수 없었기에 설명을 포기하고 도망친 것"이라며 "자기 판례의 법리마저 적용하지 않은 이번 판결은 대법원의 기능 중단 선언"이라고 주장했다.
또 양형위원회가 지난달 발표한 중대산업재해치사 양형 기준안이 처벌불원 등을 집행유예의 긍정 사유로 정한 점도 "사전 안전투자보다 사후 합의금 지급이 합리적이라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중대재해처벌법은 경영책임자에게 사전적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의무를 지운 법이고, 재해 예방이라는 국가의 헌법적 의무를 실현하고자 국회가 내린 결단"이라며 "해석과 양형으로 법률이 작동할 가능성을 없앴다는 점에서 이 판결은 법에 대한 사실상의 위헌 판단이며, 우리는 이 판결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아리셀 참사는 2024년 6월 24일 경기 화성시 아리셀 공장에서 불이 나 근로자 23명이 숨지고 9명이 다친 사건이다.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전날 이 사고와 관련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중대재해치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순관 아리셀 대표이사에게 원심의 징역 4년을 확정했다. 박 대표는 1심에서 징역 15년을 받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ddobagi@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