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규정 공백…재무 위험 전수조사도 안 해
"최초 입찰 검증 의미 없어…제도 개선해야"
[서울=뉴시스]정유선 기자 = 재개발·재건축 임대주택 사업자가 입찰로 선정된 뒤 별도 특수목적법인(SPC)에 소유권을 넘겨도 정부가 이를 관리할 규정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질적 사업자의 재무 위험을 파악하기 위한 전수조사도 이뤄지지 않았다.
2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시정비법)은 정비사업 계약 시 일반경쟁입찰을 원칙으로 정하고 있다. 그러나 입찰로 선정된 사업자가 이후 별도 법인에 임대주택 소유권을 이전하는 경우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규정이 없다.
이로 인해 조합이 사업자의 자본력과 사업수행 능력을 따져 계약을 맺더라도, 실제 임대주택을 소유하고 운영하는 주체는 다른 법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전 의원실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실제 수도권에서 총 1726세대 규모 민간임대주택사업에 참여한 한 민간사업자가 별도 SPC를 활용하는 사업구조를 제시한 사례가 있다.
해당 사업 관련 SPC 2곳이 보유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임대보증금 보증잔액은 인천 효성1구역(166세대) 330억원, 의정부 중앙생활권2구역(161세대) 338억원 등 총 668억원에 달한다.
통상 SPC는 자본금이 크지 않은 경우가 많아 수백억원대 채무를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 사업이 잘되면 임대기간 이후 매각 차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부실해지면 SPC만 부도 처리하고 최초 사업자는 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정부의 관리·감독 체계에는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국토부는 민간임대사업자가 제3자인 SPC에 소유권을 이전하는 관계는 사인 간 계약에 관한 사항으로, 이에 대해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에서 별도로 규정하지 않고 있다고 전 의원실에 밝혔다.
HUG의 보증심사에도 한계가 있다. HUG는 등록주택의 부채비율 등을 심사하지만 임대사업자의 제3자 소유권 이전 여부 같은 구조적 상황은 파악하기 어렵다.
아울러 보증서가 발급된 민간임대사업자의 실질적 사업 규모나 재무 위험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전수조사도 이뤄진 적 없다고 국토부는 밝혔다.
결국 동일한 사업자가 여러 SPC를 통해 사업을 확장하더라도 전체 사업규모와 재무 위험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운 셈이다. 사업이 부실화되면 피해는 임차인과 조합에 전가되고, HUG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전 의원은 "수백억원 규모의 임대주택사업을 따낸 뒤 별도 법인으로 사업을 넘기는데도 정부가 그 변경 경위와 책임관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면 최초 입찰에서 사업자의 자본력과 운영능력을 검증한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업이 잘되면 수익은 민간사업자가 챙기고, 잘못되면 조합과 임차인이 위험을 떠안는 구조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며 "국토부는 SPC를 활용한 임대주택사업 전반을 점검하고, 실질적 사업주체와 관계법인의 재무위험까지 종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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