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예술단, 창단 40주년 기념공연…내달 14~21일
'백범 일지' 바탕…현대적 감각 더해 김구 삶 다뤄
서울예술단 지방 이전에는 "현재 결정된 바 없어"
[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랩과 힙합, K-팝 댄스와 한국무용이 어우러진 무대에서 백범 김구의 삶이 펼쳐진다.
정태영 연출은 21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창작가무극 '백범' 제작발표회에서 "출연 배우 32명 모두가 백범이고 민초"라며 "평범한 모든 사람이 국가의 주인이라는 신념을 담았다"고 밝혔다.
'백범'은 서울예술단이 창단 40주년과 백범 김구 탄생 150주년을 맞아 선보이는 작품으로, 다음 달 14일부터 21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손재오 서울예술단장 겸 예술감독은 "'백범'은 위대한 인물의 업적을 기념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며 "백범 김구 선생이 꿈꾸었던 나라, 그가 말한 높은 문화의 힘 그리고 분열을 넘어 하나 된 공동체를 향한 바람을 오늘의 관객과 함께 다시 생각해보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작품은 '백범 일지'를 바탕으로 소년 김창암부터 독립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활동, 광복 이후 분열된 조국의 통합을 위해 노력했던 김구의 삶을 그린다.
한 명의 배우가 김구의 일생을 연기하는 일반적인 위인극 방식에서 벗어나 성별과 연령을 뛰어넘어 여러 배우가 각기 다른 시기의 백범을 표현하게 된다.
손 단장은 "한 명의 영웅을 무대에 세우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또 다른 백범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고 짚었다.
작품은 2020년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초연됐다. 이번에 서울예술단이 제작을 맡아 새롭게 다듬었다.
정 연출은 "초연과 전혀 다른 새로운 작품이라 생각하면 될 것"이라고 예고하며 "무대 한켠에 '백범 일지'를 쓰는 백범이 존재한다. 글을 쓰는 백범과 그의 기록에 등장하는 백범이 동시에 보인다. 그의 고뇌와 흔들림, 그것에 영향 받는 민초들의 이야기가 녹아있다"고 설명했다.
음악과 안무에도 현대적 감각을 더했다.
원미솔 작곡가는 "랩이 굉장히 많이 나온다"며 "단순히 멋을 내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 억눌린 목소리와 저항의 에너지를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외침의 재료"라고 말했다.
홍유선 안무감독은 "서울예술단의 군무와 퍼포먼스를 결합해 역사적 소재가 가진 무게감을 지키면서도 오늘날의 관객들이 감각적으로 볼 수 있게 주력했다"고 전했다.
배우들에게도 새로운 도전이다. 한국무용과 사물놀이, 가극 등 분야별로 나뉜 단원들은 이번 작품에서 랩과 힙합, K-팝 댄스 등을 소화해야 한다.
박재은은 "랩이 가득한 악보를 받았을 때 래퍼들을 존경해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됐다"며 웃었다. 이어 "랩을 하다 노래로 넘어가거나 갑자기 대사를 하는 부분도 있다. 듣는 이로 하여금 이질감이 없게 하려고 배우들도 박수를 열심히 치고 장단을 맞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인형은 "창작가무극을 만들어온 단원들에게도 뜻깊고도 특별한 작업이다. 백범 선생님과 독립 열사들, 그 시대를 함께 견뎌낸 민초로 분하면서 매 순간 가슴이 뜨거워진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서울예술단의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이전 문제도 거론됐다. 지난 정부 때부터 추진돼 온 서울예술단 이전은 현 정부에서도 논의됐으나 구체적인 계획은 확정되지 않았다.
손 단장은 "현재 결정된 게 없다. 예산도 확정된 게 없다"며 "2차 공공기관 이전 대상에 서울예술단이 포함될지도 알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서울예술단의 정체성과 다른 공연단체와의 차별성에 대한 고민도 계속 이어가고 있다. 다음 달 25일 심포지엄을 열고 국립예술단체로서의 역할과 향후 창작 방향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주미석 서울예술단 공연기획팀장은 "단원과 직원들이 모두 모여 다 같이 고민하는 자리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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