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청·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개정 공청회 개최
WHO 성장표준 적용 연령 35개월→23개월 축소
"키 상향시 저신장병리화·성장호르몬 오남용 우려"
새 기준 적용시 비만 유병률 연도별 5~6%p 증가
[세종=뉴시스] 강진아 기자 = 우리나라 어린이와 청소년의 성장 상태를 평가하는 표준 기준인 '소아청소년 성장도표'가 10년 만에 개정된다. 성장호르몬 오남용 등을 우려해 키 기준선은 상향하지 않되, 그동안 국제 기준에 비해 느슨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소아청소년 비만 판정 기준선을 낮춰 고위험군 아동을 조기 선별한다.
질병관리청과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는 21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2027 소아청소년 성장도표' 개정을 위한 공청회를 열고 개정안과 산출 통계방법을 공개했다.
소아청소년 성장도표는 소아청소년의 신장, 체중 등 신체계측치의 분포를 곡선이나 표로 나타낸 자료다. 저신장, 저체중, 비만 등 소아청소년의 성장상태를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로 활용되며, 1967년 최초 제정된 이래 약 10년 주기로 개정하고 있다.
김재현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보건통계이사)가 이날 공청회에서 발표한 '2027 소아청소년 성장도표 개정계획'에 따르면 '2027 성장도표'는 세계보건기구(WHO) 성장표준 적용 구간을 기존 '0~35개월'에서 '0~23개월(24개월 미만)'로 축소한다.
대신 선 키를 측정하기 시작하는 24개월부터 국민건강영양조사와 영유아 신체발육측정조사 등 국내 자료를 활용해 18세까지 연속으로 성장곡선을 산출한다. 이로 인해 영유아기 성장곡선의 절단점을 기존 두 곳(24개월·36개월)에서 24개월 한 곳으로 단일화했다.
최신 자료를 통해 시의성도 보완한다. 기존 2017 성장도표는 3~18세 자료가 '1997·2005년 신체발육조사' 자료에만 머물러 있었다. 이번 개정안은 기존 자료에 더해 표준화된 국가 자료인 '2010~2018년 국민건강영양조사'를 추가 반영한다.
다만 2019~2024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는 모든 지표에서 제외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소아청소년의 급격한 체중 변화가 있었고, 최근 성장호르몬 치료 확대 등의 영향이 데이터에 혼재돼 있어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특히 높은 관심을 받는 신장(키)의 기준 상향은 이뤄지지 않는다. 학교건강검사 표본조사상 2015년부터 2024년까지 18세 평균 키는 남학생 1.2㎝, 여학생 1.4㎝ 가량 커졌으나 최근 10년간 약 1㎝ 수준의 증가폭은 신장 기준 상향의 근거로 불충분하다는 의견이다.
김 교수는 "최신 자료로 신장 기준을 상향할 경우 정상 범주에 있는 아이들까지 저신장으로 분류되는 저신장 병리화와 성장호르몬 오남용이 우려돼 상향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가장 큰 변화는 비만 기준선의 하향 조정이다. 기존 도표는 비만 기준선(BMI 95백분위수)이 국제 기준보다 높아 유병률이 과소평가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18세 남아의 비만 기준선(BMI 27)이 성인 기준(BMI 25)보다 높아 소아와 성인 기준이 단절됐다는 지적을 받았다.
개정안은 남아에게만 적용하던 '체중 상위 5% 사전 제외' 방식을 폐지하고, 남녀 모두 동일한 이상치 제거 기준을 적용한다.
이에 따라 학령기 이후 과체중·비만 기준선이 낮아져 18세 비만 기준선이 남아 26.6㎏/㎡, 여아 24.6㎏/㎡으로 내려갔다. 기존에는 남아 27㎏/㎡, 여아 25.4㎏/㎡였다. 새 기준을 적용하면 기존 2017 대비 소아청소년 비만 유병률은 연도별로 5~6%p 증가하고, 과체중과 비만을 합친 비율은 약 3%p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청과 학회는 공청회를 통해 수렴된 의견을 반영해 11월 최종안을 확정한다. 개정된 성장도표는 2027년 12월말 공표될 예정이다. 성장도표를 보다 편리하고 정확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해설집, 이용지침서와 함께 질병청 누리집에도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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