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메일 속 레시피 찾아 장보기 목록 척척"…한국어 말귀 알아듣는 '시리 AI' 온다

기사등록 2026/10/21 11:45:30

애플 차세대 음성비서 '시리 AI' 오는 26일 한국어 업데이트 유력

과거 문자·메일 내용 파악해 답변…화면 속 정보 인식해 장보기 목록 작성

카메라 비추면 일정 12개 자동 추출…카카오톡·네이버 연동 여부가 관건

[서울=뉴시스] 윤현성 기자 = 아이폰18 프로 맥스에 새롭게 개편된 '시리 AI'가 구동되고 있다. 2026.10.21. hsyhs@newsis.com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앞으로 아이폰 이용자들은 과거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나 이메일을 일일이 뒤지지 않고도 필요한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게 된다.

인공지능(AI) 음성비서 '시리(Siri)'에게 물어보면 과거 대화에서 원하는 답을 찾아준다. 현재 보고 있는 화면 내용을 스스로 이해해 메모 작성이나 메시지 전송까지 대신 처리한다.

애플의 차세대 음성비서 '시리 AI'가 다음 주부터 한국어를 공식 지원한다.


기존 시리가 단순 질문에 답하거나 정해진 명령을 수행하는 수준이었다면, 새 시리는 이용자의 개인 맥락을 파악하고 여러 앱을 넘나들며 실제 작업을 수행하는 진정한 AI 비서로 진화했다.

21일 IT 업계에 따르면 시리 AI의 한국어 지원은 다음 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제공된다. 정확한 배포 날짜는 오는 26일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옛날 메일 속 레시피 찾아 메모에 정리"…화면 내용 읽고 다른 앱 연속 제어

새로운 시리의 가장 큰 변화는 '개인 맥락 이해'와 '앱 작업 수행' 기능이다. 이용자가 기존에 주고받은 메시지나 이메일, 메모 등의 정보를 활용해 질문의 의도를 파악하고 필요한 정보를 찾아준다.

현재 스마트폰 화면에 표시된 내용까지 이해할 수 있어 별도로 복사하거나 붙여넣지 않고도 후속 작업을 요청할 수 있다.

이날 진행된 한국어 시리 AI 시연에서는 과거 친구들과 여행을 떠났을 당시 공유받았던 음식 레시피를 찾아달라고 요청하자 시리가 기존 메시지에서 관련 링크를 찾아냈다. 이용자가 이를 눌러 사파리 웹페이지를 열자 시리는 해당 화면에 표시된 레시피 내용도 인식했다.

이어 레시피에 나온 재료들을 마트 코너별로 정리해달라고 요청하자 메모 앱에 장보기 목록을 만들었다. 특정 친구에게 해당 메모를 메시지로 보내라는 후속 명령에도 주소록에서 상대방을 찾아 전송 내용을 확인하는 화면을 띄웠다.
[서울=뉴시스] 윤현성 기자 = 시리 AI를 활용해 음성 명령으로 음식 재료 및 조리 방법을 탐색하고 있는 모습. 2026.10.21. hsyhs@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과거 대화에서 필요한 정보를 검색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재 보고 있는 웹페이지의 정보를 다른 앱으로 옮기거나 지인에게 공유하는 과정까지 연속적으로 처리한 것이다.

이메일 속 정보 검색도 수월했다. 과거 추천받은 숲길을 묻자 이메일을 뒤져 '오대산 선재길'을 제시했다. 길이를 묻자 웹 검색을 통해 '약 9km'라고 답했고, 아이와 걷기 좋은지 묻자 평탄하다는 설명까지 덧붙였다.

앞선 대화의 내용을 기억해 연속적인 질문에 답하는 것도 가능하다. 과거 메시지에서 특정 친구가 매운 음식을 먹지 못한다는 사실을 파악한 뒤, 해당 친구의 식성을 고려한 음식 메뉴를 추천하는 기능도 선보였다.

시리는 별도 전용 앱으로도 제공된다. 홈 화면의 시리 앱에서 이전 대화 내역을 확인하고, 과거 대화를 이어가거나 음성 대신 텍스트로 질문할 수 있다. 대화 내용은 아이폰뿐 아니라 아이패드, 맥, 애플 비전 프로 등 다른 애플 기기에서도 동기화된다.

◆전단 비추니 일정 12개 자동 추출…향후 주요 외부 앱 연동 등은 과제

카메라로 사물이나 문서에 담긴 정보를 이해하는 '비주얼 인텔리전스' 기능도 시리와 결합됐다. 단순히 사진 속 대상을 검색하는 것을 넘어 인식한 정보를 실제 앱 작업으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행사 일정이 적힌 전단을 아이폰 카메라로 비추자 화면에 '캘린더에 추가' 버튼이 떴다. 이를 누르자 전단에 적힌 12개 행사의 이름과 날짜, 시간이 자동으로 분류되어 캘린더 등록 화면으로 바뀌었다.

각 행사 옆에는 개별 추가 버튼이 표시됐으며, '12개의 이벤트 모두 추가'라는 일괄 등록 옵션도 제공됐다. 이용자가 행사 안내문을 보고 일정을 하나씩 입력하지 않아도 카메라로 촬영하는 것만으로 캘린더에 옮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서울=뉴시스] 윤현성 기자 = 시리 AI의 비주얼 인텔리전스 기능으로 행사 일정표를 인식하는 모습(왼쪽)과 일정표에 기재된 행사 12개의 날짜·시간 등을 자동으로 추출해 캘린더 등록 항목으로 표시한 모습(오른쪽). 2026.10.21. hsyhs@newsis.com
개인정보 보호 조치도 강화했다. 개인 메시지와 이메일을 다루는 만큼 주요 AI 연산은 기기 내부에서 처리하는 '온디바이스' 방식을 적용했다. 클라우드 서버를 쓸 때도 개인 정보는 저장되지 않도록 설계했다.

실제 활용 범위는 외부 앱과의 연동 수준에 따라서도 달라질 전망이다. 현재 일부 해외 서드파티 앱에서 시리 AI 관련 기능을 지원하고 있으며, 외부 개발사들이 공개된 API를 활용하면 자사 앱에서도 시리를 통한 정보 검색이나 앱 작업 수행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

다만 외부 앱에서 어떤 작업까지 수행할 수 있는지는 해당 앱 개발사의 지원 여부에 달려 있다. 네이버, 카카오톡 등과 같이 국내 이용자들이 자주 사용하는 앱에서도 이 같은 기능을 활용하려면 개발사들의 추가적인 최적화 작업이 필요하다.

새로운 시리 AI는 다음주 중 한국어를 포함한 추가 언어 지원을 시작할 예정이다. 기존 시리에서 한발 더 나아가 개인 정보를 이해하고 실제 앱 작업까지 처리하는 기능을 갖춘 만큼, 한국어 인식 정확도와 국내 앱 생태계와의 연동 수준이 향후 활용도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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