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전력가 급등에 사업자 퇴출, 韓 도매가 등락…위험관리 과제

기사등록 2026/10/21 15:22:30

日 현물거래 30%…2021년 가격 폭등에 사업자 퇴출

전력 선물시장 유럽 대비 초기 단계…위험관리 과제

韓 8월 SMP 148원→9월 119원…위험관리 수단 다양화 필요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서울의 한 건물 전기계량기 모습. 2026.07.16. kkssmm99@newsis.com
[세종=뉴시스]이수정 기자 = 일본이 전력시장 자유화 이후 현물거래를 확대하면서 가격 급등으로 소매사업자가 퇴출되는 등 전력가격 변동에 따른 위험이 현실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도 최근 전력도매가격이 등락하고 있어 가격 변동에 대응하기 위한 장기계약과 선물·선도계약 등 위험관리 수단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21일 한전 경영연구원이 지난 8일 발간한 '일본의 전력 현물가격 변동성 및 선물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의 전력 현물시장 거래량은 지난해 12월 기준 전체 전력수요의 약 30%를 차지했다. 보고서는 일본 에너지경제연구소(IEEJ)가 올해 4월 발표한 자료를 토대로 작성됐다.

일본은 2016년 전력 소매시장을 전면 자유화하면서 소비자가 전력 판매회사를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이후 현물거래 확대와 함께 신규 소매사업자의 시장점유율도 지난해 22%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전력을 현물시장에서 조달하는 소매사업자들이 가격 급등 위험에 노출되는 문제도 부각됐다.

2021년 1월에는 기록적인 한파에 따른 전력수요 급증과 액화천연가스(LNG) 공급 차질, 석탄발전소 가동 중단 등이 겹치면서 현물가격이 한때 역대 최고치인 킬로와트시(㎾h)당 251엔까지 치솟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전력 조달 비용이 급증하면서 다수 소매사업자가 경영난에 빠져 시장에서 퇴출되거나 영업을 중단했다. 이후 일본 정부는 소매사업자에 사업계획 제출과 위험관리 체계 구축, 재무상태 보고 등을 의무화했다.

가격 변동 위험은 최근에도 이어지고 있다. 올여름에는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LNG 가격 상승 압력과 함께 가스발전이 전력가격을 결정하는 시간대가 늘면서 일일 기준 현물가격이 ㎾h당 25.18엔을 기록했다. 이는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가격 변동 위험이 커지고 있지만 이를 완화하기 위한 일본의 전력 선물시장은 유럽에 비해 활성화 수준이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전력 선물거래는 미래 전력가격의 변동에 대비해 거래가격을 미리 정하는 등 손실 위험을 줄이기 위한 수단이다.

독일은 전력 현물거래 비중이 약 60%인 가운데 선물거래량이 전력수요의 약 12배에 달한다. 반면 일본은 전력수요가 독일의 약 2배 수준임에도 선물거래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다.

보고서는 국제 연료시장의 불확실성과 계절별 수급 변동에 대응하기 위해 시장 참여자의 위험관리 역량을 강화하고 선물시장 유동성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세종=뉴시스]2026년 1~8월 SMP 현황이다.(사진= 전력거래소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국내 전력시장에서는 최근 도매가격의 급등락이 이어지고 있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월평균 통합 계통한계가격(SMP)은 6월 ㎾h당 114.10원에서 7월 133.80원, 8월 148.39원으로 상승했다. 그러나 9월에는 119.02원으로 떨어지면서 한 달 사이 19.8% 하락했다.

일본과 달리 국내는 한전 중심의 소매 판매구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전력도매가격 변동은 한전의 전력구입비와 발전사업자의 수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현물거래에 의존하는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는 계통한계가격(SMP)과 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격 변동에 따른 수익 불확실성에 노출돼 있다.

현재는 이를 줄이기 위해 발전공기업 등 공급의무자와 20년간 고정가격계약을 체결하는 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내년 1월 1일부터는 개정 재생에너지법 시행에 따라 신규 재생에너지 설비에 대한 보급제도가 한전과의 장기 전력구매계약 중심으로 전환된다.

정부안에 따르면 신규 발전사업자는 한전과 20년간 계약하고 양방향 차액계약(CfD) 방식으로 정산하게 된다.

시장가격이 계약가격보다 낮으면 한전이 차액을 지급하고, 높으면 발전사업자가 차액을 한전에 반환해 수익을 안정시키는 구조다.

다만 이 같은 재생에너지 장기계약과 별개로 전력시장 전반의 가격 변동 위험을 관리하기 위한 다양한 계약 수단의 활용도 과제로 꼽힌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친환경 설비 및 도매가격 변동성의 확대 대응을 위한 전력시장 개편 방향 연구'에서 "전력 거래에서 가격 변동성에 대한 위험관리를 적극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CfD, 장기 PPA, 선물 및 선도 계약 등 다양한 계약 수단의 개발과 활용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서울 시내 오피스텔 전기 계량기 모습. 2025.12.22. kch0523@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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