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기업들, 막대한 부 분배 방식 스스로 결정

기사등록 2026/10/21 10:25:10

현대 사회는 정부가 결정하는데…

록펠러, 카네기, 밴더빌트, J.P. 등

100여 년 전 독점 재벌 이후 처음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등 인공지능(AI) 관련 업계 수장들과 오찬 후 취재진에 발언하고 있다. 막대한 부를 구축하는 인공지능 기업들이 부의 재분배 문제를 스스로 결정하고 있다. 2026.10.21.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막대한 부를 구축하고 있는 미국의 선도적인 인공지능 기업들이 부의 분배 방식을 스스로 결정하는 국가적 자율 통치 제제를 구축하고 있다고 미 액시오스(AXIOS)가 2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 연방정부가 대체로 개입하지 않는 가운데, 앤트로픽과 오픈AI를 비롯한 기업들은 자사 기술을 자체적으로 규제하는데서 나아가 축적한 부를 재분배하기 위한 계획도 자체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미국의 산업 거물들이 사회를 형성하고 자신들의 사적 재산을 어떻게 공익에 활용할지 결정하는 데 이처럼 막강한 권력을 행사한 것은 강도 귀족의 시대 이후 처음이다.

강도 귀족의 시대(the age of the robber barons)는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반까지 존 록펠러, 앤드류 카네기, 코닐리어스 밴더빌트, J.P. 모건 등 대부호들이 막대한 부를 축적한 시기를 가리키는 말로 중세 독일 라인 강변에서 지나가는 상선에 불법 통행세를 뜯어내던 무장 영주들에서 유래한 용어다. 19세기 말 언론인들과 비판적 사학자들이 "불공정하고 탐욕스러운 방식으로 경쟁자를 짓밟고 근로자를 착취하여 부를 쌓은 자본가들"을 비판하기 위해 사용한 용어다.

미국은 현대 이후 연방 정부가 규제와 과세, 공공 지출을 통해 대기업의 독점을 규제해왔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새로운 규제를 도입하는 데 관심이 없다. 대신 인공지능 기업들이 공식적인 정부 감독을 받지 않고 스스로, 나아가 서로를 규제할 수도 있는 기본 체계를 승인했다.

앤트로픽, 오픈AI, 구글, 일론 머스크의 엑스에스아이(XSI), 메타, 엔비디아는 각기 다른 형태의 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인간을 능가하는 초지능을 개발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와 관련 앤트로픽의 지도자 등이 재앙적인 위험과 심각한 경제적 혼란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으나 개발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동시에 일부 인공지능 업계 지도자들은 막대한 부의 일부를 자사 밖에 있는 사람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사용하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인공지능 호황으로 생긴 이익을 나누는 방안을 놓고 최소 세 가지 구상이 부상하고 있다. 각 구상은 부를 누가 통제해야 하는지에 대해 서로 다른 답을 제시한다.

앤트로픽은 기업공개를 앞두고 자사 주식의 5%를 새로운 공익 기금에 출연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기금은 역사상 가장 큰 자선 기관 중 하나로 성장할 수 있다. 가상의 기업가치가 2조 달러라면 해당 지분의 가치는 1000억 달러로, 현재 게이츠 재단의 기금 규모를 넘어선다. 창업자와 직원들이 앞서 약속한 출연분까지 합치면 앤스로픽 주식의 약 20%가 공익을 위해 지정돼 있다.

일론 머스크는 앤트로픽의 발표에 대응해 주식을 “대중에게 직접” 나눠 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머스크는 19일 내년에 모든 미국 어린이에게 스페이스X 주식 1주씩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주가를 기준으로 하면 무려 105억 달러 규모의 증여다.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는 국부펀드를 통해 미국 정부에 오픈AI 지분 5%를 제공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는 미 정부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인공지능 기업의 지분을 직접 보유하게 하는 방안이다. 

올트먼은 또 알래스카주의 기금과 비슷한 형태로, 인공지능 산업에 대한 투자 수익을 미국인들에게 직접 배분하는 기금도 구상하고 있다.

이처럼 예상되는 막대한 부를 어떻게 재분배하는 것이 최선인지에 대해 업계 차원의 의무 규정이나 합의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와 관련 세제 혜택이 적용되는 기금에 어린이를 위해 투자할 수 있도록 한 ‘트럼프 계좌’가 인공지능 업계 지도자들이 선호하는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그윈 쇼트웰 스페이스X 사장과 남편이 지난 7월 트럼프 계좌를 통해 어린이 200만 명에게 약 3억2000만 달러 상당의 회사 주식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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