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TIF, 2016~2025년 과징금 분석…한국기업 보다 21배 많아
과징금 대부분 美기업 3곳에 집중…국가별 단순 비교에는 한계
"한국 서비스에 수수료·제한 부과 가능" 제안…통상 보복 경고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한국 공정거래위원회가 미국 기업에 부과한 평균 과징금이 한국 기업의 21배에 달한다는 미국 싱크탱크의 분석이 나왔다. 이 단체는 한국의 경쟁법 집행이 미국 기술기업에 불균형적인 부담을 주고 있다며 미국 정부에 무역법 301조에 따른 조사를 촉구했다.
19일(현지 시간) 미국 정보기술혁신재단(ITIF)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5년까지 10년간 한국 공정위가 부과한 과징금을 분석한 결과 미국 기업의 평균 과징금은 한국 기업의 21배인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구글 퀄컴 쿠팡 등 미국의 디지털 인프라 및 온라인 플랫폼 기업 3곳에 부과된 과징금이 미국 기업 전체 과징금의 96.5%를 차지했다. 일부 기업에 대한 대규모 제재가 평균치를 크게 끌어올린 것이다.
미국 기업에 부과된 과징금 총액의 87%는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사건에서 발생했다. 해당 유형을 제외하더라도 미국 기업의 평균 과징금은 한국 기업 전체 평균의 3배에 달했다.
보고서는 미국 주요 기술기업에 시정명령과 함께 부과된 과징금이 평균 2190억원으로, 한국 주요 대기업집단의 형사고발 사건에 부과된 평균 과징금 320억원보다 약 7배 많았다고 분석했다.
또 기업들의 매출 규모와 과징금 부담을 비교한 결과, 외국 기업은 매출 비중에 비해 과징금을 더 많이 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 기업의 과징금 비중은 매출 비중에 비해 약 8%포인트 높았지만, 한국 주요 대기업집단은 오히려 약 8%포인트 낮았다.
외국 기업에 부과된 전체 과징금 가운데 미국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81%를 넘었지만 중국 기업은 1% 미만이었다.
ITIF는 이러한 결과를 근거로 한국 공정위의 경쟁법 집행이 미국 기술기업에 불균형적인 부담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 공동 저자인 잭 니카스트로 ITIF 반독점 정책 분석가는 "한국 공정위는 미국과 한국 기업에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며 "과징금은 위반 행위의 심각성을 반영하고 유사한 사건에 일관되게 부과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과징금 격차만으로 차별적인 법 집행 여부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미국 기업에 대한 제재가 소수의 대형 기술기업과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사건에 집중돼 있어, 위반 행위의 유형과 기업 규모 등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국가별 평균 비교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ITIF는 한국 공정위의 경쟁법 집행 관행에 대해 미국 정부가 1974년 무역법 301조에 따른 조사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무역법 301조는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미국의 상업 활동에 부담을 주는 외국 정부의 불합리하거나 차별적인 관행을 조사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이다.
아울러 한국이 추진 중인 온라인 플랫폼 규제 강화에 대해서도 우려를 제기했다. 보고서는 플랫폼 사업자에 별도 의무를 부과하고 관련 매출액의 최대 10%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부과하는 방안이 미국 기업의 부담을 가중하고 사실상 무역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로드리고 발본틴 ITIF 무역 담당 부소장은 "한국은 미국과 체결한 합의에 따른 디지털 무역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며 "정책 방향을 바꾸지 않는다면 USTR은 관세 외에도 한국 서비스에 수수료나 제한을 부과하거나 다른 무역 양허를 중단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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