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갱신 비중 55.4%…작년보다 11.1%p 상승
강서·중랑은 전세 계약 3건 중 2건이 갱신
매물 줄고 보증금 올라…이사·재계약 모두 부담
[서울=뉴시스]이종성 기자 = 서울 아파트 전세 시장에서 신규 계약 비중이 급감하고 있다.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매물 가뭄과 함께 전세 가격도 가파르게 오르며, 세입자들이 이사를 미루고 기존 주거지에 머무르는 갱신계약 비중이 절반을 넘어섰다.
2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분석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체결된 서울 아파트 전세 계약 2만7203건 중 갱신계약은 1만5061건(55.4%)을 기록했다. 지난해 하반기(44.3%)보다 11.1%포인트 상승해 반기 기준으로 처음 과반을 넘어섰다.
특히 지역별로 강서구는 전체 전세 계약의 67.2%, 중랑구는 66.6%가 갱신계약으로 나타났다. 전세 계약 3분의 2 이상이 갱신계약인 것으로, 지난해 하반기와 비교하면 강서구는 20.8%포인트, 중랑구는 18.1%포인트 늘었다.
◆ 씨 마른 전세 매물…외곽지역 매물 40~50% 증발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680건으로 집계됐다. 올해 1월1일 2만3060건보다 2380건(10.3%) 줄었다.
서울 외곽 지역의 전세 가뭄은 더 심각하다. 같은 기간 금천구 전세 매물은 178건에서 74건으로 58.4% 급락했다. 동대문구(-48.6%), 구로구(-47.5%), 도봉구(-42.8%), 노원구(-34.8%) 등에서도 매물이 절반 가까이 사라졌다.
매물 감소가 이어지며 전세값도 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9월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평균 8.21% 올랐다. 성북구가 13.58%로 가장 많이 올랐으며, 노원구(12.96%), 강북구(10.75%), 도봉구(10.43%) 등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처럼 전세 매물 감소와 보증금 상승이 겹치면서 세입자들이 신규 계약 대신 기존 계약을 갱신하고 이사를 미루고 있다는 분석이다.
◆보름 새 9000만 원 상승…갱신계약도 수천만원 부담
현장에서는 신규 계약 보증금이 단기간에 수천만원씩 뛴 사례도 나타났다.
성북구 길음동 '래미안길음센터피스' 전용 59㎡는 지난 1일 6억5000만원(7층)에 신규 계약됐지만, 보름 뒤인 16일에는 같은 면적·같은 층이 9000만원 뛴 7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노원구 상계동 '포레나노원' 전용 84㎡도 지난 1일 7억9000만원에서 8000만원(10.1%) 오른 8억7000만 원에 갱신 계약됐다. 같은 단지 2층도 지난 17일 종전 7억원보다 1억원(14.3%) 오른 8억원에 계약이 이뤄졌다.
이처럼 전세 매물 감소와 보증금 상승이 이어지며 세입자의 주거 안정도 흔들리고 있다. 기존 보증금으로는 비슷한 지역이나 평형을 구하기 어려워, 갱신계약 청구권을 소진한 세입자는 주택 규모를 줄이고 거주 지역을 옮길 수밖에 없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이후 전세 공급이 급감한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세 부담 증가 우려가 월세 가격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bsg05107@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