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전문가인 이영수 HSL파트너스 대표는 19일 유튜브 채널 '머니인더트랩'에 출연해 최근 국내 반도체 주가의 부진 원인과 향후 전망을 이같이 진단했다. 최근 반도체 주가가 연이어 하락세를 보이며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으나, 현재의 주가 하락은 실제 기업의 펀더멘털 악화라기보다 과도한 우려가 반영된 결과라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실제로 지금 주가는 메모리 기업들의 이익이 반토막 혹은 4분의 1토막 날 것을 가정하고 주가를 프라이싱하고 있다"라며 "업황은 오히려 더 탄탄해지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업황이 급속도로 나빠질 거라고 해서 주가가 이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과거 메모리 산업은 전형적인 범용 제품 중심의 경기 순환 사이클을 따랐으나, 최근에는 인공지능(AI) 확산과 함께 구조적인 변화를 맞이했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주문형 제품의 비중이 커지면서 파운드리 비즈니스와 유사한 성격을 띠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이 대표는 "주문형 제품인 HBM 생산 비중이 늘어날수록 기존 범용 라인이 잠식되어 생산량이 확 줄어들게 된다"라며 "제조 난이도가 높아서 디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붙이는 과정에서 수율이 낮아 범용 제품의 공급도 줄어들어 가격이 올라가는 효과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수요 측면에서의 변화도 과거와 명확히 구분된다. 과거 메모리 수요는 가격 저항이 큰 스마트폰이나 PC 등 내구 소비재가 중심이었으나, 현재는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주도하는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가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금 반도체 메모리 수요를 주도하는 것은 소비재가 아니라 비즈니스 고객, 즉 미국의 빅테크라고 하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사고 있다"라며 "경쟁자보다 한 발 더 먼저 가기 위해 아무리 비싸더라도 충분히 프리미엄을 지불하겠다는 것이 이번 슈퍼사이클을 만든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러한 산업적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가 유독 큰 타격을 받는 이유는 한국 시장의 독특한 포트폴리오 구조에서 비롯된다. 반도체 산업이 전체 수출과 기업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 보니,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한국 증시는 사실상 '메모리 종목 단일화' 시장으로 인식된다는 지적이다.
이 대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회사가 전체 코스피 이익에서 벌어들이는 돈이 70%에서 80%에 달한다"라며 "그러다 보니 외국인 투자자들 입장에서 한국은 메모리 개별 종목이 돼 버렸고, 채찍 효과의 제일 끝단에 있다 보니 조금만 우려가 생겨도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매도세가 집중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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