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7마리 중 694마리 현장 조사서 확인 안 돼
소유자 변경·이동 추적 어려워…이력관리 개선 필요
[서울=뉴시스]우은식 기자, 이시현 인턴기자 = 경마팬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고 경마장 트랙을 누비던 경주마들이 퇴역 이후에는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승용마로 전환된 퇴역경주마 3마리 중 1마리 이상이 현장조사에서 생존 여부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이 한국마사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승용마로 전환된 뒤 생존마로 집계된 퇴역경주마 1907마리 중 현장조사에서 생존이 확인된 말은 1213마리(63.6%)에 그쳤다.
나머지 694마리(36.4%)는 생존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현장조사에서 확인되지 않았다고 해서 모두 폐사한 것은 아니다.
같은 기간 전체 퇴역경주마 6569마리 가운데 3045마리(46.4%)는 폐사로 분류됐다. 현장조사에서 생존이 확인된 말은 2302마리(35.0%), 생존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말은 1222마리(18.6%)였다.
개체별 등록정보에서도 관리의 한계가 드러났다. 2021년부터 2026년까지 퇴역경주마 7396마리의 명부 중 생존으로 기재된 3842마리 가운데 215마리는 용도와 소재지가 모두 '미상'으로 나타났다.
경주마는 경주에 출전하기 위해 등록 절차를 거치지만, 은퇴 이후 일반 말로 전환되면 등록과 이력 변경에 대한 의무가 제한적이다. 소유자가 변경 사실 등을 신고하지 않으면 실제 말의 이동 경로나 생존 여부를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동물보호단체들은 소유자 신고를 중심으로 한 등록제만으로는 실제 말의 생존과 사육환경까지 확인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생명환경권행동 제주비건에 따르면 지난 7월31일 제주에서 확인된 불법도축 현장에서는 퇴역경주마가 발견되기도 했다.
이어 말의 출생부터 이동, 소유자 변경, 사망과 사체 처리까지 추적할 수 있는 국가 차원의 전 생애 이력관리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제주비건은 퇴역경주마의 생존·소재 관리와 행정상 폐사 처리 문제를 지적하며 한국마사회에 대한 공익감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신장식 의원 역시 승용마 전환을 말 복지 성과로 평가하려면 전환 이후의 생존 여부와 사육 환경까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력 관리 체계의 개선을 요구했다.
다만 한국마사회는 22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마주의 개인 소유물인데 마사회가 전부 다 관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한국마사회는 지난 7월 '경주퇴역마 이력관리 종합계획'을 발표하고 말 등록의 법적 기반 강화와 소유자 변경·이동·폐사 등 이력관리 체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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