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CE, '총 꺼내면 바디캠 자동 작동' 권고 거부…촬영 기준도 '혼선'

기사등록 2026/10/15 17:14:02

총격 사건 잇따르자 美회계감사원 녹화 누락 방지책 권고

조사한 10곳 중 6곳서 작동 기준 몰라…국토안보부 "민감정보 노출 위험"

[미니애폴리스( 미 미네소타주)=AP/뉴시스] 연방이민단속국(ICE)병력이 2월 16일 조지아주 서배너 시내에서 불심검문중 달아나던 과테말라 이민의 트럭을 추격하다가 트럭에 충돌한 차량의 운전자를 숨지게 했다.  사진은 지난 1월 13일 미니애폴리스에서 여성  30대 운전자 르네 굿을 사살한 ICE 요원들이 현장 부근을 지키는 광경. 2026. 02 18.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요원이 총기를 꺼내면 바디캠이 자동으로 켜지도록 하는 등 녹화 누락을 막기 위한 추가 조치를 도입하라는 미 회계감사원(GAO)의 권고를 거부했다. ICE 요원들의 잇단 총격 사건으로 단속 과정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진 가운데 나온 결정이다.

미국 온라인 매체 액시오스는 14일(현지시간) 공개된 GAO 보고서를 인용해 ICE의 상급기관인 국토안보부(DHS)가 자동 작동 기술 등 추가 통제장치를 마련하라는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DHS는 GAO의 개선 권고 7건 가운데 나머지 6건에는 동의했다.

GAO는 ICE와 관세국경보호청(CBP)의 바디캠 운영 실태를 조사했다. CBP는 요원이 총기를 꺼내거나 긴급 차량의 비상등을 켜면 카메라가 자동으로 작동하는 기술을 사용하고 있지만 ICE에는 이런 장치가 없다.

바디캠은 요원의 몸에 부착해 단속 현장을 영상으로 기록하는 장비다. GAO는 강제력 행사 과정에서 벌어진 일을 확인할 중요한 영상이 남지 않을 수 있다며 자동 작동 기술과 같은 추가 통제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장에서 카메라를 언제 켜야 하는지조차 명확히 알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GAO가 조사한 10개 지역 가운데 6곳에서 ICE와 CBP 직원들은 바디캠 작동이 의무인 상황을 정확히 모르겠다고 답했다.

일부 직원은 바디캠 사용 규정이 의무가 아니거나 해석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적용 기준이 불명확한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소환장 전달, 구금 상태에서의 면담, 차량 수색, 위장수사, 구금자 이송 등을 촬영해야 하는지를 놓고도 혼선이 있었다.

조사 대상 5곳에서는 새로운 카메라 모델의 사용법을 제대로 모르겠다는 답변도 나왔다. 카메라를 지급하는 것과 별개로 언제,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현장 지침과 교육을 보완해야 한다는 문제가 드러난 셈이다.

그러나 DHS는 자동 작동 기능이 실제 단속 현장에서 상당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요원의 일상적인 움직임에도 카메라가 잘못 작동하는 등 의도하지 않은 촬영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정보원이나 범죄 피해자와의 민감한 접촉이 녹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수정헌법 제1조가 보장하는 표현·집회 등의 활동에 참여한 사람들의 모습이 의도치 않게 기록될 가능성도 거부 이유로 제시했다.

GAO는 이에 대해 중요한 강제력 행사 장면이 녹화되지 않을 위험을 줄일 다른 안전장치를 DHS가 제시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자동 작동 기술을 도입하지 않더라도 규정에 따라 필요한 장면을 빠짐없이 기록할 수 있는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GAO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CBP는 약 1만1500대의 바디캠을 보급했다. ICE는 지난 4월 기준 약 4800대를 배치했다. 그러나 두 기관 모두 바디캠이 공공 신뢰와 투명성 향상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평가할 구체적인 성과 목표와 측정 기준을 마련하지 못했다.

규정 위반에 대한 제재도 거의 없었다. ICE는 바디캠 사업을 시작한 뒤 지난해 9월까지 카메라 사용 규정을 지키지 않은 요원에게 서면 견책을 한 건도 내리지 않았다. CBP도 같은 종류의 견책이 단 한 건에 그쳤다.

DHS 대변인은 액시오스에 보낸 이메일에서 "ICE는 전국의 모든 요원과 수사관에게 지급할 바디캠을 확보했다"며 "개별 요원에게 장비를 지급하기 위해 필요한 교육이 진행 중이며 조만간 완료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뉴욕=AP/뉴시스] 뉴욕시경찰국(NYPD)이 공개한 경찰관 보디캠 영상에서 지난 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의 총격을 받은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오스카 벨갈(28)이 경찰관들의 응급 처치를 받고 있다. 벨갈은 5세 남자아이와 함께 차량을 운전하던 중 총격을 당했다. 2026.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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