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뺑뺑이 방지법 왜 찬성했나"…응급의학회 '내홍'

기사등록 2026/10/15 05:02:00 최종수정 2026/10/15 05:34:24

대한응급의학회 이사장, 임원 자격상실 심의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지난해 11월 7일 열린 '응급실뺑뺑이' 해결을 위한 대한응급의학의사회 긴급 기자회견.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2025.11.07.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응급환자가 제때 치료할 병원을 찾지 못해 응급실을 전전하는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를 막기 위한 법안인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하자 이를 막지 못한 대한응급의학회 이사장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는 등 의료계가 내홍을 겪고 있다.

15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응급의학회는 이날 낮 12시 서울시 서대문구의 한 호텔에서 정기대의원회를 열고 전병조 이사장(전남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에 대한 임원 자격상실을 위한 심의 결과를 발표한다.

현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응급의학과 회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학회가 이번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개정안 통과에 찬성했다는 이유 때문이다.

실제 현장에서는 전문의 93%가 이 법안에 대해 반대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가 지난달 25일부터 28일까지 응급의학 전문의 299명을 대상으로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3%인 278명이 법안에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반면 찬성은 7명(2%)에 불과했다.

법안의 주요 내용인 ▲수용곤란 실시간 통보(부정 96%)와 ▲119 사전연락 폐지(95%) ▲수용기관 지정(93%) ▲의무수용(92%) 등도 대부분 반대 했다.

이날 대의원회에서는 이사장에 대한 자격상실심의위원회의 심의 경과와 결과 발표, 심의 요청 취지 및 사유 설명, 심의 안건에 대한 이사장의 소명 및 의견 발표 등이 다뤄진다.

임원 자격 상실 심의는 사실상 탄핵의 성격에 가깝다. 의료계는 전병조 이사장이 회원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의 내용을 찬성한 만큼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이 다수인 만큼, 이번 탄핵안이 가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응급의학회 대의원은 "의료계 전체 뿐 아니라 회원들의 총의에 반해 학회 이사장이 응급실 수용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를 삭제한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찬성했으니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응급의학회는 지난 달 16일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개정안'과 관련 응급실 수용 능력을 확인하는 부분을 삭제하고, 응급환자 이송체계가 신설된 것에 대해 반대하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와 관련, 보건복지위원장은 의견을 받아 들여 이를 전체 회의에 상정하지 않으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후 이사장이 보건복지위원회에 찬성 입장을 전달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전병조 이사장이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실에 연락해 응급의료법 개정안을 통과해 달라고 해 복지위 전체 회의에 상정돼 법안이 통과 됐다"며 "이번 법안 통과는 충분히 막을 수 있었고, 이를 가장 앞장서서 막아야 할 이사장이 오히려 가장 앞장서서 법안을 통과를 시킨꼴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 앞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지난 17일 전체회의에서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권역응급의료센터 명칭을 중증응급의료센터로 변경 ▲응급실 전담 당직 전문의 2인 1조 24시간 당직 체계 의무화 ▲중앙응급의료상황실 및 119구급상황관리센터의 이송 병원 지정 권한 부여 등이 담겼다.

또 응급의료 거부·기피 사유로 '시설·장비·인력 등 응급의료자원 고갈'이나 '수술 시간 중복' 등으로 구체화하고, 이를 중앙응급의료상황실에 알리도록 했다.  응급실 수용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는 삭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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