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에 생활비 270만원 더 냈다"…美 가계 덮친 고유가·고금리

기사등록 2026/10/15 06:12:00 최종수정 2026/10/15 06:38:24

국제유가 상승에 금리까지 올라 가계 부담 커져

무디스 "전쟁 장기화 땐 美 가계 부담 더 커질 것"

[테헤란=AP/뉴시스] 18일(현지 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국가 주관 군사 캠페인 '잔파다'(희생)에 참여한 여성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목을 조르는 형상의 그림을 들고 있다. 2026.09.18.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미국 가계가 평균 2000달러(약 270만원)의 추가 비용을 부담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제유가 상승이 휘발유·항공료 등 생활물가를 끌어올린 데다 금리까지 오르면서 가계 부담이 커졌다는 것이다.

14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무디스 애널리틱스는 지난 2월 말 전쟁 발발 이후 미국 소비자가 추가로 부담한 비용을 약 2650억달러로 추산했다. 가구당 평균 약 2000달러에 해당한다.

마크 잔디 무디스 애널리틱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많은 미국인이 이란 전쟁과 높은 생활비 사이의 연관성을 체감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가계 부담을 가장 크게 끌어올린 것은 에너지 가격이다.

무디스는 전쟁 이후 휘발유와 경유, 항공유, 난방비 상승으로 가구당 약 1100달러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했다. 또 현재 가격이 유지될 경우 매주 약 50달러씩 부담이 더 늘어날 것으로 봤다.

미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현재 갤런당 4.34달러로 전쟁 직전(2.98달러)보다 크게 올랐다. 올해 미국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4달러를 넘은 날은 165일로, 관련 통계가 시작된 2000년 이후 가장 많았다.

항공료도 뛰었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항공유 가격이 오르면서 항공사들이 일부 저가 노선을 줄이고 수하물 요금과 항공권 가격을 올린 영향이다. 미국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8월 항공료는 전년 동기보다 23% 상승했다.

금리 상승도 가계 부담을 키웠다. 전쟁 이후 에너지발 물가 압력이 커지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년 만에 금리를 인상했고, 채권시장에서도 국채금리가 급등했다.

이에 따라 미국 30년 만기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7.4%까지 올라 약 3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자동차 대출과 신용카드 금리도 함께 올랐다.

무디스는 금리 상승으로 가구당 약 360달러의 추가 부담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했다.

물가는 오른 반면 임금 상승세는 둔화하고 있다.

미국의 9월 임금 상승률은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물가를 반영한 실질임금도 전쟁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일부 가계는 저축을 꺼내거나 신용카드에 의존하고 있다.

전쟁 자체에 들어간 비용도 막대하다. 미 국방부는 지난달 의회에 이란 전쟁 비용이 451억달러(약 60조원)에 달한다고 보고했다. 다만 중동 지역에서 파손된 미군 기지와 시설 복구 비용은 포함되지 않아 실제 비용은 더 커질 수 있다.

잔디 이코노미스트는 "전쟁이 장기화할수록 미국 가계의 부담도 커질 수 있다"며 "에너지 가격 상승이 물가를 끌어올리고, 다시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가계가 이중 부담을 지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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