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내년도 예산안서 국방비 소련 붕괴 이후 최대 편성
전쟁 비용 마련 위해 민간지출 줄이고 증세 추진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러시아가 2027년도 연방정부 예산안의 44%를 국방·안보 분야에 배정했다.
러시아가 내년도 국방비를 명목액 기준 소련 붕괴 이후 최대 규모로 확대한 것은 크렘린궁이 우크라이나와 장기전에 대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키이우 인디펜던트와 모스크바타임스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가두마(하원)은 오는 22일(현지시간)부터 내년도 예산안과 2028·2029년도 예산계획을 심사할 예정이다.
러시아 연방정부는 지난 1일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에서 국방비로 17조1000억 루블(약 272조2320억원)을 배정했다. 이는 전체 예산안의 35%로 지난해 예산계획에서 2027년도 국방비로 책정했던 금액보다 26% 증가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하기 이전인 2021년보다는 375% 급증했다.
안보와 법집행 예산까지 포함하면 국방·안보 분야 지출은 전쳬 연방 예산의 44%로 늘어난다. 반면 인적자본 부문인 사회정책·보건·교육에 배정된 예산은 전체 21%에 그쳤다.
내년도 국방비 17조1000억 루블은 물가상승을 반영하지 않은 명목액 기준으로 소련 붕괴 이후 최대 규모라고도 모스크바타임스는 전했다. 러시아는 2027년 17조1000억 루블, 2028년 16조6000억 루블, 2029년 16조3000억 루블 등 향후 3년 동안 모두 50조 루블을 군사비로 지출한다는 계획이다.
모스크바타임스는 치솟는 전쟁 비용이 러시아 국가 재정에 갈수록 큰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 연방정부는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2022년 이후 실제 군사비 지출액이 아니라 계획된 군사비만 공개하고 있으며 예산 가운데 기밀로 분류된 항목도 있어 공개된 국방비 배정액만으로는 전쟁에 들어가는 전체 비용을 산정하기 어렵다.
러시아 연방정부 재정적자는 지난해 국내 총생산(GDP)의 2.6%인 5조6500억 루블을 기록했다. 러시아 연방정부는 올해 재정적자가 7조3000억 루블(GDP 3.2%)로 확대된 이후 내년에는 5조4000억루블(2.2%)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러시아 연방정부는 재정적자 충당을 위해 2026년 5조 루블, 2027년 6조1000억 루블을 차입할 예정이다.
러시아 연방정부는 재정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민간 부문 예산을 삭감했다. 내년도 예산안에서 보건의료 예산은 5.5%, 교육 예산은 5.4%, 사회 프로그램 예산은 6% 각각 예산계획 대비 감소했다.
반면 3년 연속 추가 세금 부과를 추진하고 있다. 러시아 연방정부는 해외 온라인 구매에 22%의 부가가치세를 부과하고 예금 이자와 배당금, 부동산 매각 등으로 얻는 소득에 대한 세율을 기존 13~15%에서 13~22%로 인상할 계획이다. 광업·금속기업에는 일회성 초과이윤세를 부과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모스크바타임스는 러시아가 평화회담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크렘린궁이 우크라이나에서의 장기전에 대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알렉산드라 프로코펜코 카네기 러시아·유라시아센터 선임연구원은 내년도 전체 지출 증가액은 2조7000억 루블인 데 비해 국방비 증가액은 3조6000억 루블이라면서 군사비 증액을 위해 다른 분야의 지출을 계획보다 9000억 루블 줄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지방정부가 갚아야 할 3000억 루블 규모 대출 상환을 유예하겠다는 계획은 러시아 연방정부가 여전히 남성을 강제로 징집하기보다 직업군인에 의존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했다. 입대 보너스는 지방정부 예산에서 지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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