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틀몬스터·젝시믹스 등 현지 매장 확대
마뗑킴·마르디 가세…동남아 공략 속도
[방콕=뉴시스]권민지 기자 = "태국 한복판에서 서울 성수동을 느낀 것 같다."
태국 방콕의 대표 쇼핑몰 아이콘시암(ICONSIAM)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 신요원(30)씨는 젠틀몬스터 매장을 둘러본 뒤 이같이 말했다.
아이콘시암(ICONSIAM) 1층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것은 중앙부에 자리 잡은 젠틀몬스터의 대형 매장이다.
높게 뻗은 공간 한가운데에는 젠틀몬스터 특유의 예술적 감각을 담은 대형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서울 성수동의 '하우스 노웨어'를 방콕 한복판에 옮겨 놓은 듯한 모습이다.
현지인과 관광객들은 조형물 앞에서 사진을 찍거나 주변에 전시된 선글라스를 착용해 보며 매장을 둘러봤다. 바로 옆에는 향수 브랜드 탬버린즈 매장이 자리 잡고 있다. 쇼핑몰 곳곳에서는 익숙한 브랜드 쇼핑백을 든 방문객들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국내 패션 브랜드들이 태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젠틀몬스터와 젝시믹스, 마르디 메크르디 등 주요 브랜드들이 방콕의 대형 쇼핑몰을 중심으로 매장을 확대하며 현지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는 모습이다.
이들이 태국 시장에 주목하는 배경에는 현지 패션 소비시장의 성장세도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지난해 태국 의류·신발 시장 규모는 3620억바트(한화 약 14조4000억원)로 전년 대비 5% 성장했다.
보고서는 태국 패션시장에서 프리미엄 제품과 가성비 상품에 대한 수요가 동시에 늘고 있으며, 온라인 유통과 체험형 오프라인 매장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소비 흐름은 국내 패션 브랜드들의 현지 진출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체험형 매장으로 브랜드 경험을 강조하거나 온라인에서 확보한 고객층을 오프라인으로 확대하는 등 각기 다른 방식으로 태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엠쿼티어와 시암 파라곤에 각각 매장을 두고 있으며, 아이콘시암에서는 플래그십 공간 '하우스 노웨어'를 통해 젠틀몬스터와 탬버린즈를 함께 선보이고 있다.
특히 아이콘시암 매장은 제품 판매를 넘어 예술 작품과 공간 디자인을 결합한 체험형 매장으로 꾸며졌다. 국내에서 구축한 독창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태국에서도 이어가며 현지 소비자와 관광객의 발길을 끌어들이고 있다.
스페인에서 온 관광객 엘로이사(27)씨는 "이곳은 마치 전시를 열어놓은 것 같다"며 "제품이 독특하면서도 견고해서 좋아보인다"고 말했다.
젝시믹스는 앞서 2024년부터 동남아시아 주요 이커머스 플랫폼인 쇼피와 라자다에 입점해 현지 소비자들과 접점을 넓혀왔다.
온라인 판매를 기반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인 결과 지난해 태국 매출은 전년 대비 50% 이상 증가했다. 젝시믹스는 이를 바탕으로 오프라인 유통망을 확대해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지난 6월에는 태국 CP그룹 계열 유통기업 CP AXTRA와 현지 판매계약을 체결했다. CP AXTRA는 창고형 도매매장 마크로(Makro)와 대형마트 로터스(Lotus's) 등을 운영하는 현지 주요 유통기업이다.
젝시믹스는 이번 계약을 통해 이달 중 현지 대형 유통망에서 의류와 잡화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태국 온라인 자사몰도 운영하며 판매 채널을 다각화하고 있다.
젝시믹스 관계자는 "신흥 수요지로 떠오르고 있는 동남아시아는 국가별 소비 성향과 유통 환경이 서로 다른 만큼 각 시장의 특성을 고려한 사업 운영이 중요하다"며 "태국에서도 기존 온라인 판매 채널을 기반으로 오프라인 소비자 접점을 넓히고, 현지 수요에 맞춘 상품 구성과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6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피스피스스튜디오의 마르디 메크르디는 2024년 태국 시장에 진출해 현재 방콕에서 2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독자적으로 개발한 플라워 패턴으로 인지도를 쌓은 브랜드로, 해외 시장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하고하우스가 투자한 패션 브랜드 마뗑킴은 태국 유통 대기업 센트럴그룹과 600억원 규모의 유통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기간은 2030년까지 5년으로, 해당 기간 매출 목표는 600억원이다. 마뗑킴은 센트럴그룹의 현지 유통망과 운영 경험을 활용해 태국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연내 태국에 최대 5개 매장을 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핸드백 브랜드 칼린도 태국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2023년 현지에 처음 진출한 칼린은 매장 개점을 앞두고 1000명 이상의 소비자가 밤새 대기할 정도로 관심을 모았다. 현재 태국 주요 쇼핑몰을 중심으로 6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태국이 동남아시아 주요 소비시장인 데다 글로벌 관광객이 모이는 쇼핑 거점이라는 점에서 국내 브랜드들의 현지 진출은 향후 동남아 시장 확대를 위한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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