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 대상 599개 기업 중 24개만 AI 도입
타 제조업과 격차 0.1%p→2.2%p로 확대
"공정·데이터 여건 맞춰 단계적 지원해야"
[세종=뉴시스]임소현 기자 = 국내 음·식료품 제조업의 인공지능(AI) 도입률이 4%에 그쳐 전체 제조업 평균을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AI를 도입하는 기업은 늘고 있지만 다른 제조업의 도입 속도가 더 빨라 산업 간 격차는 확대됐다.
13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음·식료품 제조업의 AI 도입 실태와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조사 대상 음·식료품 제조기업 599개 중 AI를 도입한 기업은 24개로, 도입률은 4.0%였다. 전체 제조업 평균인 6.0%보다 2.0%포인트(p) 낮았다.
음·식료품 제조업의 AI 도입률은 2017년 0.7%에서 2024년 4.0%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음·식료품을 제외한 타 제조업은 0.8%에서 6.2%로 높아졌다. 두 산업 간 격차는 0.1%p에서 2.2%p로 벌어졌다.
이 수치는 상용근로자 50인 이상이면서 자본금 3억원 이상인 국내 회사법인을 대상으로 하는 기업활동조사를 분석한 결과다. 영세업체를 포함한 전체 음·식료품 제조업의 도입률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음·식료품 제조업은 다른 제조업보다 소규모 사업체 비중이 높은 산업이다. 2024년 전체 제조업 사업체 중 음·식료품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3.4%였지만 종사자 수와 매출액 비중은 각각 9.6%, 7.3%에 그쳤다.
AI를 도입한 사업체들은 주로 생산공정에 기술을 활용했다. 연구진이 별도로 분석한 2023년 기준 사업체패널조사에서는 AI를 도입한 음·식료품 제조업 사업체 15개 중 60.0%가 생산공정에 AI를 활용한다고 답했다. 인적자원 관리는 53.3%, 유지보수와 계획·일정 수립은 각각 33.3%였다.
생산공정에 AI를 활용하는 9개 사업체의 세부 활용 분야는 작업자 보조와 품질관리가 각각 77.8%로 가장 많았다. 로봇공학에 활용하는 비중도 55.6%였다. 해당 문항은 복수응답으로 집계됐다.
도입 과정에서는 기술에 대한 불확실성과 역량 부족, 비용 부담이 걸림돌로 꼽혔다. AI 도입 사업체 15개가 경험한 장벽은 'AI 기술에 대한 확신 결여'가 40.0%로 가장 높았고 기술 부족 26.7%, 과도한 비용 20.0% 등이 뒤를 이었다.
AI 도입에 필요한 데이터 기반이 부족한 현장도 확인됐다. 연구진이 농식품 분야 AI 솔루션 공급기업 3개사 관계자를 심층면접한 결과, 일부 중소 제조기업은 설비의 통신 기능이 부족하거나 생산정보를 수기로 관리하고 있었다. 데이터를 보유하더라도 여러 시스템에 분산돼 있거나 분석에 필요한 변수가 충분히 축적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반면 생산 현장의 구체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AI를 적용하는 사례도 나타났다. 면류 제조공정에서는 작업자가 육안으로 면 두께를 확인하고 설비를 수동 조정하던 방식에서 센서로 두께를 측정하고 허용 오차를 벗어나면 설비를 자동 제어하는 피지컬 AI 적용이 추진되고 있다.
연구진은 기업별 생산공정과 데이터 축적 수준을 먼저 진단한 뒤 도입 범위를 단계적으로 넓혀야 한다고 제언했다. 데이터 기반이 부족한 기업에는 센서·통신장치 등 수집체계 구축을 우선 지원하고, 준비된 기업에는 품질 예측이나 공정 최적화 등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본격적인 도입에 앞서 특정 생산라인이나 공정에서 개념검증(PoC)을 진행해 불량률 감소와 생산성 향상, 비용 절감 등 효과와 경제성을 확인할 필요도 있다고 봤다.
연구진은 "생산공정과 해결하고자 하는 현장 문제를 구체화하고 이에 적합한 기술과 적용 경험을 보유한 공급기업을 연계하는 매칭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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