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유아대상 영어학원 신입생 모집 고심
시헝 일정 당기거나 내년으로 미룬 사례도
영어책과 스펠링 공책으로 아이 수준 확인
선발·분반목적 평가금지…학부모 혼란·민원
[울산=뉴시스] 구미현 기자 = 이달부터 유아 대상 영어학원의 입학 레벨테스트인 이른바 '7세 고시'가 금지되면서 울산지역 영어학원가에서도 혼란이 일고 있다.
내년도 신입생 모집을 앞두고 입학시험 일정을 앞당기거나 영어책과 스펠링 공책 등으로 아이의 학습 수준을 확인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제도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도 예상된다.
13일 뉴시스 취재 결과 울산지역 유아 대상 영어학원(영어유치원)들은 최근 학부모들에게 문자메시지 등을 보내 달라진 입학 절차를 안내하고 있다.
일부 어학원은 통상 이달 진행하던 입학 레벨테스트를 9월로 앞당겨 실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시험 대신 아이가 평소 읽는 영어책이나 영어 단어를 써온 공책 등 학습 자료를 확인하거나 놀이와 상담을 통해 영어 이해도와 의사소통 능력을 살펴보려는 어학원들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입학시험 일정을 내년으로 미룬 사례도 있다. 일부 어학원은 '7세'가 만 나이 기준이라는 점 등을 고려해 내년 3월 입학 테스트를 진행하겠다는 취지로 학부모들에게 안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도 시행 시점과 입학 대상 등을 고려해 전형 일정을 조정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학원마다 입학 방식이 달라지면서 학부모들의 민원도 잇따르고 있다. 특히 수준별 수업을 운영하는 학원에서 레벨테스트를 실시하지 않는다면 어떤 기준으로 반을 편성하는지가 주 관심사다.
남구에 사는 한 학부모는 "시험을 보지 않는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결국 아이들을 수준별로 나눠 수업을 할텐데 어떤 기준으로 반을 정하는지 궁금하다"며 "학원마다 설명이 달라 입학 절차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어학원들도 난감한 상황이다.
아이의 수준과 학습 특성을 고려해 수업을 구성할 필요가 있지만 입학 과정에서 이뤄지는 확인 절차가 금지된 평가에 해당할 수 있어 전형 방식을 정하는 데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학원장은 "아이의 수준을 전혀 파악하지 않고는 수업을 구성하거나 적절한 교육 방향을 잡기가 쉽지 않다"며 "규정을 지키면서도 아이에게 맞는 수업을 제공할 방법을 찾아야 해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교육부는 지난 1일부터 유아 대상 레벨테스트를 금지하고 관련 해설서를 공개했다. 유아의 사교육 경쟁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다. 등록 전후를 불문하고 선발이나 수준별 반 편성을 목적으로 하는 시험·평가는 금지된다. 이전 학원의 시험 성적이나 포트폴리오 등을 반 배정에 활용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
다만 학원 등록을 마친 뒤 보호자의 사전 동의를 받아 수업이나 놀이 활동 중 아이의 참여 태도와 상호작용 등을 관찰하는 진단은 가능하다. 진단 결과는 점수나 순위가 아닌 서술형으로 기록해야 하며 개별 교육 지원과 적정한 반 배정에 활용할 수 있다.
레벨테스트라는 명칭을 없애거나 시험 대신 상담, 놀이, 학습 자료 확인 등의 방식을 활용하더라도 실제 목적이 학생 선발이나 분반이라면 금지 대상이 될 수 있다. 영어책이나 공책을 확인하는 행위 자체만으로 위법 여부를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이를 통해 아이의 능력을 평가해 선발이나 반 배정에 활용하는지는 따져봐야 한다.
이번 조치는 어린 나이부터 시험과 선행학습에 내몰리는 유아의 사교육 부담을 줄이려는 취지다. 그러나 학원 현장에서는 교육 지원을 위한 진단과 입학 선발을 위한 평가를 구분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역 교육계에서는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시험의 명칭이나 형식만 제한할 것이 아니라 실제 입학과 반 배정 과정에서 평가가 어떻게 이뤄지는지도 살펴봐야 한다"며 "보여주기식 정책에 그치지 않도록 명확한 판단 기준을 마련하고 현장 점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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