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잘 다니는 집이 비싸진다"…AI 시대, 주택 가치 평가 기준 변화

기사등록 2026/10/13 02:30:00

재택근무와 AI 로봇의 만남…벽식 구조 허물고 기둥식 설계 뜬다

[서울=뉴시스] 실내건축 전문가 김지호 교수(왼쪽)와 김재원 한세대 교양학부 교수 겸 아나운서(오른쪽)가 AI 로봇 시대의 미래 주거 공간 변화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채널 '책과삶' 캡처)

[서울=뉴시스]장인혜 인턴 기자 = 인공지능(AI) 로봇의 확산으로 로봇이 이동하기 편한 구조가 미래 아파트 설계의 새로운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구독자 125만명의 유튜브 채널 '책과삶'에 따르면, 25년 차 실내 건축 분야 전문가인 김지호 한국산업기술대학 실내 디자인 겸임교수는 AI 로봇 시대에 달라질 주거 환경을 설명하며 "사람 같은 로봇이 나오기 전까지는 문턱이라든가 회전 반경, 문의 폭 등이 중요한 요소가 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향후 집의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에도 로봇의 이동 편의성이 포함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나중에 어떤 집의 가치를 평가하는 여러 항목 중에는 AI 피지컬 로봇이 잘 다닐 수 있는 동선이냐 아니냐가 들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송 로봇이 보편화하면 집 안뿐 아니라 아파트 단지와 건물의 이동 환경도 중요해질 수 있다. 단지 입구에서 엘리베이터를 거쳐 현관 앞까지 이동하는 과정에서 장애물이 없는지, 좁은 공간에서 방향을 바꾸는 데 문제가 없는지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구 디자인도 로봇청소기의 이동을 고려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김재원 아나운서는 "소파가 다리가 달려서 높아졌다. 침대도 높아져서 그 밑에 로봇청소기가 다닐 수 있게끔 이미 디자인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에 김 교수는 "지금 그런 것들을 준비하는 시대가 되었다"고 답했다.

AI 시대에는 재택근무 확대에 대비한 공간 설계도 과제로 꼽혔다. 김 교수는 "공간들은 유연해야 하고, 가변성이 좋아야 한다"며 공간의 유연성을 강조했다. 재택근무가 많은 사람이라면 집 안에서 생활하는 공간과 일하는 공간이 분리되도록 설계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내가 머무는 공간과 근무하는 공간이 확연하게 분리돼서 일을 하는 데에도 문제가 전혀 없고, 심지어 몇 명의 사람들이 찾아와서 미팅하면서 일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이상적인 주거 환경의 한 사례로 제시했다.

다만 기존 아파트는 구조를 자유롭게 바꾸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김 교수는 국내 아파트에 널리 쓰이는 벽식 구조가 공간 재배치에 제약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벽식 구조는 벽이 건물의 하중을 지탱하는 방식이어서 내력벽을 임의로 철거하거나 변경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김 교수는 "기둥식 구조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벽이 아닌 기둥과 보가 하중을 지탱하는 구조를 활용하면 내부 공간을 더욱 유연하게 구성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획일적인 아파트 구조에서 벗어나 거주자의 생활 방식에 따라 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주거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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