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0년물 5.276%·30년물 5.660%…장기채 ETF 올해 8.4% 손실
금리 하락 기대에 반등 베팅…전력주는 AI 데이터센터 수요도 호재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미국 장기 국채 금리가 수십 년 만의 고점으로 치솟은 가운데 채권과 전력주가 반등할 것으로 기대하는 투자자들의 베팅이 급증하고 있다. 장기 국채와 전력주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의 콜옵션 거래량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7일(현지시간) 마켓워치는 다우존스 마켓데이터를 인용해 미국 20년 이상 장기 국채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즈 20+ 이어 트레저리 본드 ETF(TLT)와 전력·가스 등 유틸리티 기업에 투자하는 유틸리티 셀렉트 섹터 SPDR ETF(XLU)의 콜옵션 거래량이 최근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콜옵션은 투자자가 정해진 기간 안에 특정 자산을 미리 정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다. 해당 자산의 가격이 오를 것으로 기대할 때 주로 활용되며, 거래량 증가는 가격 상승을 예상하는 투자자들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신호일 수 있다.
스티브 소스닉 인터랙티브브로커스 수석 전략가는 "콜옵션 거래량이 늘어난다면 일반적으로 해당 자산의 가격 상승을 예상하는 시각이 있다는 의미"라며 "그 자산이 TLT라면 채권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는 투자자들이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거래 증가는 미국 장기 국채 금리가 최근 가파르게 오른 상황에서 나타났다. 7일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5.276%, 30년물은 5.660%로 거래를 마쳤다. 두 장기물 금리는 최근 수십 년 만의 높은 수준까지 상승했다. 반면 2년물 수익률은 이날 4.762%로 내려왔지만 최근 수년 만의 높은 수준까지 오른 바 있다.
채권 가격과 수익률은 반대로 움직인다. 시장금리가 오르면 기존 채권 가격은 떨어지고, 반대로 금리가 내려가면 가격은 오른다. 이에 따라 TLT 콜옵션 거래 증가는 최근 급등한 장기금리가 다시 내려가고 장기채 가격은 반등할 것으로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난 9월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TLT는 배당금 등을 반영한 총수익률 기준으로 2024년 12월 이후 가장 저조한 월간 성적을 냈다. 3분기 손실률은 거의 9%에 달했으며, 7일 0.2% 추가 하락하면서 올해 들어 총수익률 기준 손실은 약 8.4%로 확대됐다.
최근 몇 년 동안에도 미국 국채 금리가 하락세로 돌아서자 채권과 금리 민감주가 급반등한 사례가 여러 차례 있었다. 유틸리티주뿐 아니라 주택건설주와 중소형주 등도 금리 하락의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종목군으로 꼽힌다.
유틸리티 기업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배당을 지급해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아왔다. 그러나 시장금리가 오르면 국채에서도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어 배당주의 상대적인 매력이 떨어진다. 반대로 금리가 내려가면 배당주의 투자 매력은 높아질 수 있다.
XLU는 7일 0.1% 미만 하락해 사실상 보합으로 마감했다. 최근 3개월 동안 주가는 약 10% 떨어졌으며, 올해 들어 7일까지 배당 등을 포함한 총수익률은 마이너스 1.6%를 기록했다.
다만 최근 유틸리티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를 높이는 요인은 금리만이 아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데 막대한 전력이 필요해지면서 발전·전력 기업들이 AI 투자 확대의 수혜를 볼 수 있다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소스닉 수석 전략가는 유틸리티주 콜옵션 거래 증가에 대해 "AI 인프라 확대에 따른 유틸리티 업종의 전망을 매우 낙관적으로 보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에는 금리 변화가 중요한 투자 판단 기준이었지만 AI 관련 전력수요가 새로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 발전업체 콘스텔레이션에너지다. 이 회사 주가는 구글 모회사 알파벳에 원자력 발전으로 생산한 전력을 판매하는 계약을 체결한 뒤 이번 주 큰 폭으로 올랐다. 콘스텔레이션에너지는 6일 기준 XLU에서 두 번째로 편입 비중이 큰 종목으로, 전체 ETF 자산의 7.6%를 차지했다.
미국 증시 전체에서도 장기금리 상승 부담과 AI 투자 열기가 엇갈렸다. 7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는 각각 0.22% 하락해 전날 기록한 사상 최고 종가에서 물러났다. 장기금리 급등이 증시에 부담을 주는 가운데 기술주와 AI에 대한 투자 열기는 두 지수의 상승을 뒷받침해 왔다고 마켓워치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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