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간 2.2만그루 가로수 조성…지난해 440t 수확
감따기 목전인데…"너무 늦은 일교차, 이상기온탓"
[영동=뉴시스]연종영 기자 = 50년간 감나무 가로수를 조성한 '감고을' 충북 영동에서 올해는 이웃과 나눌만큼 풍족한 감을 수확할 수 없게 됐다.
감나무가 영양분을 잔뜩 저장해야 할 7~8월 국지성 호우가 1~2일간 특정 지역에 쏟아진 후 오랜 기간 불볕더위와 가뭄이 이어지고, 또다시 짧은 기간 장대비가 쏟아지고 나면 뙤약볕이 내리쬐는 패턴의 날씨가 되풀이되면서 수확량을 감소시켰기 때문이다.
결실에 필요한 마지막 단계의 조건이 큰 일교차 발생인데, 이게 너무 늦게 찾아온 것도 수확량이 줄어든 요인으로 지목된다.
9일 영동군에 따르면 2만2000그루 가로수용 감나무에 달린 감의 예상 수확량이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해 약 30% 줄었다.
품종과 수세(樹勢)에 따라 작황이 다르긴 하지만 영동읍 경부선 영동역 주변, 영동전통시장과 영동천 근처에서 감이 열리지 않은 가로수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영동역 앞에서 일하는 상인 이모(67)씨는 "작년 이맘때면 감이 제법 풍성하게 열리고 과피 색상이 짙었는데 올해는 확실히 열매가 적고 열매 크기도 작아졌다"고 말했다.
영동군은 지난해 10월17일 감나무 가로수 2만2000그루에서 수확한 열매를 이웃과 나누는 '감따기' 행사를 열었다.
당시 가로수 감나무에서 수확한 감은 약 440t이었다.
김호욱 산림정책팀장은 "방제활동도 열심히 하고 신경도 많이 썼는데, 올해는 유독 일기가 고르지 못해 수확량이 작년보다 약 30% 적은 300~320t 가량일 것으로 추정된다"며 "통상 9월 중순부터 일교차가 커지면 튼실한 열매가 맺히는데, 올해는 그 시기가 너무 늦게 찾아왔다"고 말했다.
군은 지난해보다 일주일가량 늦은 이달 23일, 상강 절기에 맞춰 가로수 감따기 행사를 열기로 했다.
군은 1975년부터 11개 읍면 주요 도로변에 가로수용 감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50년 세월을 넘긴 지금, 2만2000~2만3000그루로 늘었다.
감나무 가로수 구간 전체를 연결하면 약 159㎞에 달한다.
감나무 가로수는 군유 재산이지만 영동읍내 가로수는 보통 상인들이, 면단위 지역 가로수는 마을회·노인회 등이 대리 관리한다. 관리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의 가로수는 군과 협약한 봉사단체가 관리한 후 수확하고 소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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