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입장문 "작품 평가는 작품 자체로"
"과도한 외부 압력 우려 없이 창작해야"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한국영화제작가협회가 최근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각종 정치 논란을 두고 "하나의 작품을 둘러싼 논의가 작품에 대한 평가의 범위를 넘어, 제작사와 감독·배우·스태프 등 영화 제작에 참여한 개인에 대한 공격이나 확인되지 않은 정보의 확산으로 이어지는 것은 한국영화의 건강한 제작 환경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협회는 10월1일 입장문을 내고 "이번 논의를 통해 특정한 역사적 해석이나 사회적 주장에 대해 판단하거나 어느 한쪽의 입장을 지지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협회는 영화와 문화예술 작품에 대한 다양한 평가와 비판이 자유롭게 이뤄지는 건 자연스럽고 필요한 과정이라고 했다. 또 역사적 사건이나 실존 인물을 소재로 한 작품의 경우 관객 관점에서 해석에 따라 서로 다른 의견이 제기될 수 있으며 다양한 목소리가 존중돼야 한다고 했다. 다만 작품 평가와 별개로 제작 과정이나 참여 창작자와 관련해 사실 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확산시키거나 작품에 참여했다는 이유만으로 창작자들에게 과도한 비난을 쏟아내는 상황은 우려스럽다고 했다.
협회는 "영화는 수많은 창작자와 제작진이 오랜 시간 협업해 완성하는 문화적 창작물이다. 실제 사건이나 역사적 소재를 다루는 극영화 역시 관련 기록과 자료를 바탕으로 하면서, 극적 구성과 영화적 상상력이 결합되어 만들어진다. 따라서 작품의 표현과 해석에 대한 평가는 작품 자체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한국영화가 앞으로도 다양한 소재와 이야기를 자유롭게 다룰 수 있기 위해서는 관객의 자유로운 평가와 비판이 보장되는 동시에, 창작자들 역시 과도한 외부 압력에 대한 우려 없이 창작에 임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했다.
'암살자(들)'은 1974년 8월15일 광복절 기념 행사에서 저격 당해 사망한 육영수 여사 사건을 영화화했다. 국민의힘 등 보수 진영은 이 작품이 "특정 정치적 의도를 갖고 역사를 왜곡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영화적 상상력이 아닌 유족 가슴을 미어지게 하는 패륜적 범죄" "역사 왜곡" "역사 반역" "좌파식 선택적 표현의 자유" 등 비판을 쏟아냈다.
당시 특별수사본부는 북한과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지령을 받은 문세광이 광복절 연설 중이던 박정희 전 대통령을 저격했지만 미수, 대신 박 전 대통령 옆에 앉았던 육 여사가 총탄에 맞아 세상을 떠났다고 결론 내렸다.
다만 이 작품은 육 여사가 문세광 총이 아닌 대통령 경호원 총에 맞았을 가능성이 있고, 박 전 대통령이 정치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아내 육 여사 암살을 기획했을지도 모른다는 방향으로 이야기를 끌고 간다. 명확히 결론 내리지 않지만 이러한 뉘앙스를 드러내며 영화는 끝난다.
앞서 '암살자(들)' 제작진은 입장문을 내고 "특정한 정치적 목적 의도로 제작된 영화가 아니다"며 "작품을 창작의 산물로만 봐달라"고 말했다. 연출은 '덕혜옹주'(2016) '보통의 가족'(2024)를 만든 허진호 감독이 했고, 유해진·박해일·이민호 등이 출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b@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