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티, 공격자…사우디의 적은 우리의 적"
이란 자극 피한 듯…"일부는 통제 벗어나"
사우디, '네타냐후와 무기지원 협의' 부인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예멘 친(親)이란 무장 세력 후티의 사우디아라비아 압박 강도가 고조된 가운데, 파키스탄이 사우디 군사 지원을 공개 약속했다. 파키스탄은 튀르키예와 함께 사우디와 '메카 공동방위협정'을 체결한 국가다. 다만 직접적 참전을 공약한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AP통신에 따르면 카와자 무함마드 아시프 파키스탄 국방장관은 29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사우디를 방어하는 협정에 구속돼 있다는 것은, 우리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사우디가 이용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아시프 장관은 후티를 '공격자(aggressor)'로 규정하고 "사우디의 적은 누구든 파키스탄의 적이라는 점은 매우 분명해야 한다"며 "일단 분쟁을 시작하면 결과는 통제할 수 없다. 분쟁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도 통제할 수 없다"고 했다.
다만 후티의 사우디 공격 배후에 이란이 있다는 관점에는 거리를 뒀다. 그는 "이란 대리세력(proxy) 중 일부는 통제에서 벗어나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이란 협상의 핵심 중재국으로서 이란 자극을 피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그는 아울러 사우디가 군사 지원을 공식 요청해왔는지, 파키스탄이 이미 후티 공격 지원을 시작했는지 여부에 관한 질문에도 즉답하지 않았다. 자국이 보유한 핵무기를 사우디 방위에 활용할지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
후티는 홍해 입구 바브엘만데브 해협 일대를 장악하고 예멘 정부군과 교전을 벌이는 한편, 사우디 연관 선박을 공격하고 내륙 주요 석유시설과 수도 리야드, 수출 거점 얀부항을 공습하는 등 공세를 펼쳐왔다.
방공에 어려움을 겪어온 사우디는 프랑스·영국·이집트 등에 무기 지원을 요청했으나 호응한 국가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도 홍해 전선에 직접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메카 공동방위협정' 참여국인 파키스탄이 최초로 무기 지원을 공개 언급하고 나선 것이다.
사우디와 파키스탄, 튀르키예 정상은 지난달 7일 사우디 메카에 모여 '한 국가에 대한 공격은 3개국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는 취지의 조항이 포함된 방위협정을 체결했다.
사우디는 동맹국뿐 아니라 이스라엘·아랍에미리트(UAE) 등 갈등을 빚어온 국가들과도 적극적으로 접촉하며 군사 지원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이스라엘 와이넷은 28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UAE 방문 일정 중 사우디 측 인사를 만나 방공망 지원 의사를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또 셰이크 만수르 빈 자이드 알나하얀 UAE 부통령은 29일 칼리드 빈 살만 빈 압둘아지즈 국방장관(왕자) 초청으로 사우디를 방문해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예방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국가' 부정 문제로, UAE는 예멘 내전 당시 '대리 충돌' 문제로 사우디와 대립해온 국가다. 후티 위협이 고조되자 사우디가 주변국 관계 개선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알아라비야 등에 따르면 사우디 측은 UAE에서 네타냐후 총리와 대화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역시 사우디 접촉을 공식 확인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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