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부터 지었는데…빅테크, 2031년 연 6조달러 벌어야 감당

기사등록 2026/09/30 15:17:11

베인, AI 인프라 연간 지출 1.5조달러 전망…매출의 25% 투자 가정

기존 AI 제품 매출 최대 1.8조달러…새 시장서 최소 4.2조달러 더 벌어야

[뉴칼라일=AP/뉴시스] 2025년 10월3일 미국 인디애나주 뉴칼라일에 있는 아마존웹서비스(AWS)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보이고 있다. 사진은 AWS가 제공. 2025.10.03.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인공지능(AI) 업계가 현재 짓고 있는 데이터센터와 컴퓨팅 인프라를 감당하려면 2031년에는 연간 약 6조달러의 매출을 올려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존 소비자·기업용 AI 제품에서 기대되는 매출은 최대 1조8000억달러로, 가장 낙관적으로 잡아도 4조2000억달러의 새로운 매출원이 더 필요하다는 계산이다.

29일(현지시간) 미국 기술매체 더넥스트웹(TNW)은 컨설팅업체 베인앤드컴퍼니가 이날 공개한 '글로벌 기술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6조달러는 데이터센터 건설에 들어가는 투자액이 아니라 이를 지속하기 위해 필요한 연간 매출 규모다. 베인은 새 데이터센터와 컴퓨팅 설비 건설, 기존 칩·메모리·네트워크 장비 업그레이드 등을 포함한 AI 인프라의 연간 지출이 2031년 1조5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베인은 클라우드 업체들의 최근 추세를 바탕으로 자본지출이 업계 매출의 약 25%를 차지한다고 가정했다. 이 비율을 적용하면 연간 1조5000억달러를 투자하려면 AI 시장의 연간 매출이 약 6조달러에 이르러야 한다.

[뉴칼라일=AP/뉴시스] 2025년 10월2일 미국 인디애나주 뉴칼라일에 있는 아마존웹서비스(AWS)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서 기술자가 작업하고 있다. 사진은 AWS가 제공. 2025.10.02.
데이비드 크로퍼드 베인 글로벌 기술부문 회장은 "현재 논의는 직원 생산성에만 지나치게 집중돼 있다"며 "AI 인프라의 경제성을 확보하려면 생산성 향상에서 얻는 효과를 넘어 수조달러의 새로운 매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크로퍼드 회장은 AI 인프라가 실제 수요보다 훨씬 앞서 건설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베인은 이를 지속 가능하게 감당하려면 연간 세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약 1%를 더해야 한다고 추산했다.

투자 속도는 이미 가파르다. 베인은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아마존, 메타, 오라클 등 5개 기업의 2026년 자본지출이 78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3년 전의 약 5배다.

[서울=뉴시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23일(현지 시간) 열린 연례 기술·개발자 행사 '메타 커넥트 2026'에서 개인용 AI 에이전트 '뮤즈'와 대화할 수 있는 주머니 크기의 전용 기기 '뮤즈 참'을 소개했다. 2026.09.24. (사진=메타 커넥트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보고서가 인용한 AI 연구기관 에포크AI 자료에 따르면 가장 큰 AI 데이터센터의 규모와 비용은 약 12~16개월마다 두 배로 커지고 있다.

반면 지금까지 등장한 AI 제품에서 기대되는 매출은 필요한 수준에 크게 못 미친다. 베인은 소비자용 AI 구독과 광고에서 2031년 연간 2000억~4000억달러의 매출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기업용 AI에서는 소프트웨어 개발과 영업·마케팅, 고객 서비스, 정보기술(IT) 분야 등을 합쳐 연간 1조~1조4000억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샌프란시스코=AP/뉴시스]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이 29일(현지 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포트메이슨에서 열린 오픈AI 연례 개발자 행사 '데브데이(DevDay) 2026' 에서 새로운 인공지능(AI) 에이전트 '닷'(Dots)을 소개하고 있다. 2026.09.30.
두 분야를 합치면 1조2000억~1조8000억달러다. 전망치 상단인 1조8000억달러를 달성하더라도 필요한 6조달러까지는 약 4조2000억달러가 비어 있다.

베인은 이 격차를 메울 수익원 가운데 하나로 광고를 꼽았다. 챗봇이 기존 웹 검색의 상당 부분을 대체하고 광고를 실으면 연간 1000억~2000억달러 이상의 추가 매출이 생길 수 있다고 예상했다.

자율주행 자동차와 트럭, 드론을 비롯한 산업 자동화 분야에서는 약 4000억달러의 사업 기회가 생길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뉴시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30일(현지시간) '2022 AI(인공지능) 데이' 행사에서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 초기 개발 시제품을 선보였다. 3~5년 내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가격은 2만 달러(약 2900만원) 이하로 예상했다. (사진=일론 머스크 트위터 캡처) 2022.10.01.
시뮬레이션과 디지털 트윈, 로봇 등을 포괄하는 이른바 '피지컬 AI' 시장은 9000억달러 규모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연구개발(R&D)과 제조 비용을 10% 줄일 수 있다는 가정을 적용한 추산이다.

그래도 부족한 매출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AI 제품과 서비스가 메워야 한다. 베인은 AI를 활용한 신약 개발과 정신건강 지원, 배터리·반도체용 신소재 개발 등을 사례로 들었다.

데이터센터 건설 자체도 거대한 부담이다. 베인의 모델에 따르면 2030년까지 약 150기가와트(GW)의 신규 용량을 확보하는 데 5조~6조5000억달러가 투입될 수 있다. 전 세계 데이터센터 용량이 5년 만에 거의 세 배로 늘어나는 규모다.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알파고의 아버지'로 불리는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공동창업자 겸 CEO가 29일 오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국기원 주최 '알파고 10년 : 위대한 동행' 행사에서 '알파고 이후 10년, 인간과 AI의 다음 수' 주제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2026.04.29. chocrystal@newsis.com
하지만 전력과 반도체, 숙련 노동력, 건설 허가가 동시에 부족해지고 있다. 베인은 지역 주민 등의 반대로 올해 1분기에만 최소 75개, 1300억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사업이 중단되거나 지연됐다고 밝혔다. 이는 2025년 한 해 동안 차질을 빚은 1560억달러 규모의 사업에 육박한다.

미국에서는 데이터센터 건설을 제한하려는 움직임도 확산하고 있다. 뉴욕주는 지난 7월 미국 주정부 가운데 처음으로 초대형 데이터센터 건설을 일시 중단했고, 다른 14개 주에서도 비슷한 법안이 발의됐다. 오픈AI와 블랙스톤, 미국 노동조합들은 29일 주정부 차원의 데이터센터 건설 중단을 막기 위한 연합체를 결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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