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항 수온·먹이 등 서식 환경 충분…“무태상어 행동 특성도 영향”
물줄기 피해 수중으로 회피…내달 2일 그물 활용해 재시도
[서울=뉴시스]김가영 나지현 인턴기자 = 부산 북항 수로에 12일째 머물고 있는 상어 '부캉이'를 외해로 돌려보내기 위한 유도 작업이 실패했다. 전문가들은 북항 내 수온과 먹이 등 서식 환경이 상어에게 큰 문제가 없으며, 무태상어의 행동 특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상어가 수로를 떠나지 않은 것으로 추정했다.
29일 부산시와 국립수산과학원, 해경 등은 선박 5척이 워터펌프(양수기)로 물줄기를 뿜어 소음과 진동을 일으키며 상어를 수로 입구로 유도하는 작업을 진행했으나 상어가 반복해 선박을 피하면서 외해로 내보내는데 실패했다.
전문가들은 수심, 먹이, 온도 등 북항 내부 환경과 한 공간에 머물면 밖으로 잘 나가지 않는 무태상어의 습성 등에 따라 외해로 이동할 요인이 크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진구 부경대 자원생물학전공 교수는 ‘부캉이’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 북항에 형성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무태상어는 온대·아열대에 서식하는 따뜻한 물을 좋아하는 종"이라며 "수심이 깊지 않고 햇볕을 받아 온도가 빠르게 오르기 때문에 굳이 이곳을 떠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먹이 활동에도 큰 어려움이 없다는 점 역시 ‘부캉이’가 수로에 머무는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상어는 일반적으로 야간에 사냥하는 습성이 있는 있는데, 먹잇감에서 발생하는 생체 신호를 감지하는 능력이 있어 야간에 숭어를 사냥하는데도 큰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김상화 강원대학교 수의과대학 ‘샤크랩’ 교수 또한 "목격담에 기반하면 외해로 연결되는 출구를 상어가 인지하고 있는데, 이것이 사실이라면 먹이를 따라 북항에 들어왔다가 굳이 나갈 이유를 못 찾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반면 현재 ‘부캉이’가 수로에서 편안한 상태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나왔다. 어느 한 공간에 머물게 되면 밖으로 잘 나가지 않는 무태상어의 습성 때문에 수로를 나가지 않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최윤 국립군산대 해양생물자원학과 명예교수는 "부캉이는 넓은 바다에서 사는 중대형 상어로, 가장자리에 어디를 부딪히는 모습을 보면 부자연스럽다"며 "상어가 굉장히 불편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무태상어는 넓은 바다에서는 자유로이 헤엄쳐 다니는데, 대형 수족관 등 좁은 공간에서는 유리벽과 같은 가장자리를 따라 한쪽 방향으로 도는 양상을 띈다"고 설명했다.
이날 '부캉이'를 외해로 유도하기 위해 시도한 방식은 2004년 미국 매사추세츠 염습지에 고립된 백상아리를 물 분사로 외해로 유도한 사례를 참고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워터펌프로 물을 분사해 유도하는 방식이 상어에게 회피하고 싶은 스트레스 요인으로 인지된 것은 맞으나, 포말과 소음이 위협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진행된 유도 작업에서 ‘부캉이’는 물밑으로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이에 대해 김상화 교수는 "상어의 경우 소처럼 우리 원하는 방향으로 몰아갈 수 있는 형태의 동물종이 아니며, 수심으로 내려가는 등 회피하는 방향으로 숨어버리는 형태로만 반응을 한다"고 설명했다.
김진구 교수 역시 “무태상어는 자극을 받았을 때 수중으로 잠수를 한다”며 “이는 2004년 미국에서 유도했던 백상아리와는 다른 행동 특성”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부캉이'가 위에서 쏟아지는 물에 놀랐거나 외해로 빠져나가는 지점에서 수온 차이 등을 감지해 빠져나가지 않았을 가능성도 제시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직접적으로 분석한 것들이 없는 상태에서 결론을 내리기는 쉽지 않으며 어디까지나 추정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현재 ‘부캉이’가 수로에서 편안한 상태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나왔다. 어느 한 공간에 머물게 되면 밖으로 잘 나가지 않는 무태상어의 습성 때문에 수로를 나가지 않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다음 달 2일 예정된 그물을 활용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모두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김상화 교수는 “개체가 접근할 수 있는 공간 자체를 점진적으로 제한하는 형태로 굉장히 논리적인 접근 방식”이라고 말했다.
김진구 교수 역시 “물펌프보다는 확실한 방법”이라며 “부득이하게 이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면 시간을 촉박하게 잡지 않고, 그물이 상어의 몸에 닿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부캉이'는 지난 18일 북항친수공원 인공수로에서 처음 발견됐다. 국립수산과학원은 몸길이 약 3.5m의 무태상어로 추정하고 있다. 부산시는 제작 중인 차단용 그물이 완성되는 다음 달 2일 워터펌프와 그물을 함께 활용해 '부캉이'의 외해 유도 작업을 다시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