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록 "가계가 AI로 더 높은 금리 찾아가면 은행 저금리 예금 상당 부분 이탈 가능"
마켓워치 "10조달러 예금 금리 2~3%p 오르면 비용 2000억~3000억달러" 거친 계산
미국 마켓워치는 28일(현지시간) 미국 대체투자 운용사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의 토르스텐 슬록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이 같은 가능성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슬록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메타의 개인 AI 에이전트 뮤즈(Muse)와 비슷한 서비스가 머지않아 가계의 현금을 연 0.1% 수준의 입출금계좌에서 3.3~5.0%의 금리를 주는 계좌로 자동 이동시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모든 가계가 AI를 이용해 보유 현금을 더 높은 금리의 계좌로 계속 옮긴다면 은행들이 대출에 활용하는 저금리 예금을 상당 부분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변화가 금융 시스템 전체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은행들이 이런 자금 이동에 민감한 이유는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가 핵심 수익원이기 때문이다.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따르면 미국 은행들의 평균 순이자마진은 3.32%다. 순이자마진은 은행의 이자수익에서 이자비용을 뺀 금액을 수익자산으로 나눈 비율이다.
마켓워치는 약 10조달러 규모의 예금에 지급하는 금리가 2~3%포인트 높아진다고 단순 가정하면 은행의 연간 비용이 2000억~3000억달러 늘어날 수 있다고 계산했다. 미국 은행권이 지난해 벌어들인 순이익은 2960억달러였다.
다만 예금 조달비용이 급격히 늘어나면 은행들은 대출금리를 올리고 상대적으로 위험한 대출을 줄이는 한편, 비용 절감을 위해 인수합병에 나설 수 있다고 마켓워치는 분석했다. 예금 조달비용 상승이 대출금리 인상과 대출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은행들이 예금 조달비용 급등을 겪은 것은 처음이 아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장기간의 초저금리 시대가 끝나고 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은행들이 예금에 더 많은 이자를 지급해야 했다. 실리콘밸리은행(SVB) 같은 일부 은행이 무너졌지만 대부분의 은행은 늘어난 비용을 감당하면서 대출과 자금조달 구조를 조정했다.
당시 S&L은 주로 장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을 해주고 예금으로 자금을 조달했는데, 1970년대 말부터 시장금리가 급등하면서 수익구조가 흔들렸다. 예금을 붙잡으려면 더 높은 금리를 줘야 했지만 기존 주택담보대출에서 받는 이자는 낮은 수준에 묶여 손실이 커졌고, 이후 규제 완화 속에 위험한 대출까지 늘면서 부실이 확대됐다. 미 정부는 1989년 금융개혁에 나섰고, 이후 정리기구가 747개 S&L을 정리했으며 납세자 부담은 최대 1240억달러로 추산됐다.
이 같은 ‘에이전트형 뱅크런’이 실제로 나타날지는 AI 에이전트가 가계 금융에 얼마나 빠르게 확산하느냐에 달려 있다. 마켓워치는 이달 출시된 뮤즈의 이용이 늘고 있으며 인스팅트(Instinct)라는 또 다른 AI 에이전트도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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