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준형 인턴 기자 = 연차 유급휴가를 두고 직장 내에서 눈치를 주는 관행이 이어지면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는 연차 유급휴가를 쓸 때마다 직장에서 눈치를 준다는 사연이 여럿 올라오고 있다.
근로기준법 제60조 제5항에 따르면 사용자는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연차휴가를 부여해야 한다.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만 사용자가 시기변경권을 행사할 수 있을 뿐, 휴가 사유를 묻거나 제한할 법적 근거는 존재하지 않는다.
휴가 사유나 목적은 연차 성립 요건이 아니므로 사유를 밝히지 않거나 '개인 사정'으로 기재하더라도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러나 현장의 현실은 법률 규정과 상충하는 경우가 많다.
상당수 기업의 내부 전자결재 시스템이나 휴가 신청서 서식에는 여전히 '휴가 사유'가 필수 입력 항목으로 지정되어 있다. 민간 공익단체 직장갑질119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직장인 3명 중 1명은 연차를 자유롭게 쓰지 못한다고 응답했다.
실제 현장에서는 "개인 사정이 구체적으로 무엇이냐"며 세부 이유를 추궁하거나, 월요일과 금요일 등 주말과 연계된 날짜의 사용을 가급적 피하라고 강요하는 식의 간섭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또한 구조적 한계도 연차 사용을 막는 주된 요인으로 지적된다. 인력이 부족한 사업장의 경우 연차를 사용할 때 조직 전체에 업무 부담이 돌아가기 때문에 근로자는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최근 휴가 신청 시 사유란 자체를 삭제하는 '사유 없는 연차' 제도가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결재 절차를 단축하고 자율성을 보장하는 방식이 조직 생산성 향상에 더 이롭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차휴가가 정당한 노동의 대가로 얻는 엄연한 휴식권인 만큼, 법령의 취지가 일터 현장에 온전히 자리 잡기 위해서는 다각도의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순히 사유란을 삭제하는 절차적 개편에 그칠 것이 아니라, 휴가 사용을 개인의 당연한 권리로 받아들이는 인식 전환이 전제되어야 법과 현실 사이의 격차를 줄일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나아가 소규모 사업장에 대한 대체 인력 지원 등 제도적 보완책 마련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제언에도 힘이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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