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장인혜 인턴 기자 = 구찌가 약 1000달러짜리 새 운동화를 중국에서 생산하면서 '메이드 인 이탈리아' 전통에 변화를 줘 명품 이미지에 미칠 영향을 두고 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 25일(현지 시간) 싱가포르 일간지 스트레이츠타임스에 따르면, 구찌는 최근 새 운동화 '드립'을 비롯한 일부 신발 제품에 '메이드 인 차이나'를 표시해 판매하고 있다.
드립은 구찌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데므나가 구찌에서 처음 선보인 운동화다. 지난달 '프리마베라' 컬렉션의 일부로 출시됐으며, 유럽에서는 약 800유로, 미국에서는 약 1000달러에 판매된다.
신발은 끈이 없는 형태로 나일론과 캔버스, 스웨이드 등을 활용했다. 기존 구찌의 대표적인 흰색 가죽 끈 운동화 '에이스'와는 다른 디자인으로, 데므나가 발렌시아가에서 선보였던 두꺼운 형태의 운동화를 떠올리게 하는 양식이다.
해당 제품의 원산지는 구찌 공식 홈페이지에 '중국'으로 표시돼 있다.
같은 프리마베라 컬렉션에 포함된 또 다른 가죽 슬립온 운동화 역시 '메이드 인 차이나'로 표시돼 있다.
구찌 측은 이 제품도 신발 디자인과 관련된 기술적 이유로 중국에서 생산했다고 설명했다. 구찌 공식 홈페이지에서 원산지가 따로 표시된 다른 구찌 신발은 이탈리아산으로 기재돼 있다.
구찌는 생산지를 중국으로 전면 이전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구찌 측은 "이탈리아는 언제나 구찌의 제조 방식과 정체성의 중심에 있을 것"이라며 이번 생산 역시 시계와 안경 등 일부 제품에서 스위스·일본 업체와 협력해 온 것과 비슷한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 제조업체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선정된 파트너가 우리가 원하는 성능과 품질 기준을 충족하는 데 가장 적합한 기술력과 역량을 갖췄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다만 전문가들은 명품 브랜드인 구찌가 중국 생산을 택한 점에 주목했다.
독일 투자은행 베렌버그의 애널리스트들은 보고서에서 이번 결정이 구찌가 다시 회복하려는 명품 이미지와 제품의 생산지 사이에 "잠재적인 긴장"을 만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밀라노에서 활동하는 사이먼 화이트하우스 명품산업 컨설턴트는 더 직접적으로 "메이드 인 차이나는 좋은 모습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구찌의 최근 실적 부진도 배경으로 거론된다. 구찌의 모기업 케링에 따르면 구찌의 지난해 매출은 59억9200만유로로, 2024년 76억5000만유로보다 22% 감소했다. 케링은 2025년 구찌의 매출 감소와 함께 매장 판매도 줄었다고 밝혔다.
이에 구찌는 가격을 낮춘 일부 제품을 내놓으며 시장 점유율 회복을 추진하고 있다.
캐롤 마조 바클레이스의 애널리스트는 가격 인하가 일부 투자자들을 놀라게 했다며 구찌의 가격과 브랜드 이미지 변화에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마조는 "일부 사람들은 가격이 내려가는데 계속 구찌를 사야 하는지 의문을 품고 있다"며 "중국에서 생산된 제품은 구찌 제품의 가격과 가치에 대한 논쟁을 더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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