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 뉴욕, 모로코 등 다자간 회의서 비공개 협상
美 "중국, 무기 개발 목적 실험"…中 "전면 부인"
핵 위험 감소 목적…공식적 군비 통제 협정은 아냐
[서울=뉴시스]고재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최근 중국과 핵 전력을 둘러싸고 비공개 논의를 이어왔다고 24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중국은 1996년 핵실험 중단을 선언한 이후 약 30년간 금지 기조를 유지해왔다는 입장인 반면, 미국은 중국이 저준위 핵실험을 비밀리에 실시하는 등 핵무기 보유량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WSJ에 따르면 미중 논의는 제네바, 뉴욕, 모로코 카사블랑카에서 열린 다자간 회의를 계기로 비공개로 이뤄졌으며 다음 달 추가 회담도 예정돼 있다. 소식통들은 관련 논의가 공식적인 군비 통제 협정 체결이 목표가 아니라 핵 위험을 줄이는 취지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미국은 중국이 1996년 서명한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조약은 법적 발효되지 않았으나 중국과 미국, 러시아는 조약 취지를 준수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 조약은 핵 폭발을 일으키지 않는 핵물질 실험 등 핵무기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한 활동을 허용하지만, 미국 측은 중국이 여기에 한 발 더 나아갔다고 비판한다. 2020년 6월 중국이 북서부 신장 '롭누르' 시설에서 차세대 핵무기 개발 목적으로 비밀 핵실험 등을 진행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중국과 러시아가 저준위 핵실험을 중단하지 않으면 이들 국가와 동등한 수준으로 미국의 핵실험 재개를 명령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중국은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새로운 핵 검증 체제 도입 필요성을 시사하고 있다. 크리스토퍼 예우 미 국무부 군비통제 담당 차관보는 "초저준위 실험을 감지하는 능력을 향상하는 것을 포함해 서로의 행위 신뢰도를 높일 외교적, 기술적 옵션이 존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WSJ에 지진파 측정 장비, 방사선 감지 장비 등을 인근에 설치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WSJ은 "검증 조치를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 등이 도입한다면 중국만을 표적 삼는다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상황을 피하면서도 중국과 러시아의 핵 활동 감시를 강화할 수 있다"고 풀이했다.
미국은 중국이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더 일찍 통보해야 한다고도 주장한다. 지난 7월 중국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를 불과 2시간 전에 통보했다고 항의한 것이 대표적이다. 최소 하루 전 통보할 것을 모든 국가에 촉구했으나, 중국 측은 동참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군비통제협회 대림 킴볼 사무총장은 "전 세계적으로 새로운 핵실험 시대가 열리도록 (두기보다는), 미국과 다른 국가들이 연대해서 그 어떤 국가도 비밀리에 저준위 핵실험을 감행하지 못하도록 기술적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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