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투자 청구서③] "상업적 합리성 있는 사업만"… 李, 강조한 '안전판'은

기사등록 2026/09/27 09:00:00

프로젝트 1호 확정…'상업적 합리성' 원칙 고려

에너지 사업, 전력 판매 계약으로 안정 수익 확보

개별 프로젝트 수익 통합·관리 '리스크 풀링' 방식

원리금 회수 전까진 5:5…이후엔 미국 90% 배분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미투자 관련 보고를 하고 있다. 2026.09.22. jhope@newsis.com

[세종=뉴시스]손차민 기자 = 대미 전략투자 프로젝트가 구체화되면서 2000억 달러 규모의 투자금 회수 구조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상업적 합리성이 있는 사업만 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 원칙에 따라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되는 에너지 발전 사업을 중심으로 프로젝트를 살펴보고 있다.

원리금을 회수하기 전까지는 양국이 수익을 5대 5로 배분하고, 사업성이 훼손될 경우 투자 규모와 수익 배분비율 등을 협의할 수 있는 안전장치도 마련했다.

27일 정치권과 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20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전략투자 프로젝트 1호로 미국 텍사스 가스복합화력 발전소 사업을 확정했다.

2호와 3호 프로젝트로는 미국 원전 8기 건설 사업과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을 각각 검토 중이다.

지난해 11월 양국 정부가 '한미 전략적 투자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지 11개월 만에 구체적인 투자 사업이 정해진 것이다.
[경주=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 도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5.10.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정부는 상업적 합리성을 원칙으로 투자 원리금 회수가 가능한 사업을 중심으로 프로젝트를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미투자특별법은 상업적 합리성을 '대미투자의 존속기간 동안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원리금 상환을 위한 충분한 현금흐름을 창출할 것으로 판단되는 투자'로 정의하고 있다.

정부가 에너지 사업을 우선 검토한 것도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에너지 발전 사업은 전력판매계약을 통해 장기간 전기요금으로 수익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한미 전략투자 프로젝트는 하나의 우산형 투자목적회사(I-SPV)와 복수의 프로젝트별 P-SPV를 통해 추진될 방침이다.

I-SPV가 모든 프로젝트의 펀딩과 수익배분을 통합 관리하고, 개별 프로젝트는 I-SPV가 100% 출자한 P-SPV가 관리·수행하는 구조다.

개별 프로젝트의 수익을 통합·관리하는 '리스크 풀링(risk-pooling)' 장치도 마련했다.

특정 프로젝트에서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다른 프로젝트의 수익으로 이를 보완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수익 배분 구조도 원리금 회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원리금을 회수하기 전까진 양국이 수익을 5대 5로 가져가고, 원리금 회수 이후엔 한국과 미국이 1대 9로 배분할 예정이다.

예컨대 한 프로젝트의 수익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다른 프로젝트의 5대 5 수익 배분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서울=뉴시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채플힐에서 열린 G20 혁신장관회의에 참석해 하워드 러트닉(Howard Lutnick) 미국 상무부 장관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부 제공) 2026.09.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앞서 한미 정부는 지난해 MOU를 통해 '20년 동안' 수익을 5대 5로 나누고, 이후에는 1대 9로 배분하는 구조에 합의한 바 있다.

이번 협상에서는 수익 배분 전환 기준을 '원리금 회수'로 변경해 투자금 회수의 안전성을 높였다.

또 투자 규모와 연간 집행 한도도 명확히 했다. 전체 투자 한도는 총 2000억 달러로 정하고, 연간 200억 달러를 최대 한도로 한다는 내용을 법적 구속력이 있는 운영계약에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양국은 대미 투자 2000억 달러를 10년에 걸쳐 매년 200억 달러씩 집행하는 방안을 협의해왔다. 다만 최근 미국이 연내 가시적인 규모의 송금을 압박하면서 해당 논의가 지연되기도 했다.

사업성이 계획보다 악화할 경우를 대비한 조정 장치도 마련했다.

프로젝트의 사업성이 훼손됐다고 판단될 경우, 정부 간 회의를 통해 사업계획과 사업예산, 양국 간 배분비율 조정 등을 협의할 수 있도록 했다.

[인천공항=뉴시스] 전진환 기자 = 대미 투자 프로젝트 협의차 미국 뉴욕을 방문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3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09.13. amin2@newsis.com

투자금도 사업 진척 정도에 따라 집행하도록 했다. 앞서 MOU에서도 20년 기한 내 개별 대미투자 사업의 투자 원리금 회수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면 현금흐름의 분배 비율을 조정하는 걸 협의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에 따르면 최악의 경우 사업 여건 변화에 대응해 투자 철회 가능성도 열어뒀다.
 
투자 과정에서 재무제표나 사업보고서 등 사업 정보를 지속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정보권은 물론 지분양도 등 이해관계와 관계된 중요사항에 대한 동의권도 MOU에 명시했다고 국회에 보고했다.

다만 구체적인 프로젝트별 협상이 진행 중인 만큼 실제 사업성이나 투자 조건을 면밀하게 협상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의 보고를 받은 뒤 "상업적 합리성이 정부에서 담보됐다고 하지만 그 점에 대해서 상당한 우려를 표했다"며 "앞으로 대미 협상 과정에서 좀 더 국익에 맞는 협상하기를 당부했다"고 밝혔다.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간) 백악관 경내 로즈가든에서 열린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 행사에서 국가별 상호관세 발표 후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한국에 대해서는 25% 상호관세를 산정했다. 2025.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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