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노동자 폭행·임금체불 고소…2월 이후 또 발생
10월 농어업사업장 전수조사·고용주 400명 인권교육
22일 고흥군과 광주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 등에 따르면 고흥에서 어업에 종사하는 베트남 국적 이주노동자 2명이 19일 숙소에서 선주이자 고용주인 A씨에게 폭행을 당했다며 경찰에 고소했다. 이들은 고용허가제(E-9) 체류 자격으로 7월부터 두 달여 동안 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 단체가 확보한 영상에는 A씨가 숙소에 있던 노동자들에게 욕설을 퍼붓고 분말 소화기를 여러 차례 뿌리는 모습이 담겼다. 단체는 노동자들이 눈과 입에 분말이 들어가 호흡곤란 증상을 겪었다고 주장했다.
계약과 다른 업무 강요와 임금 체납 의혹도 제기됐다. 단체는 노동자들이 근로계약상 문어 통발 작업을 하기로 했지만, 꽃게잡이 그물 정비 등 다른 업무에 투입됐다고 밝혔다. 피해 노동자 가운데 1명은 임금 220만원 가운데 100만원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흥 지역 외국인 노동자 인권 문제는 그동안 여러 차례 제기됐다. 지난 2월 굴 양식장에서 일하던 필리핀 계절근로자들의 임금체불 의혹이 제기됐고, 특별근로감독 결과 2개 사업장에서 외국인 노동자 26명의 임금 3170만원이 체불된 사실이 적발됐다.
반복되는 논란에 고흥군은 관리 범위를 넓히기로 했다. 이번 사건은 지자체가 직접 배치하는 계절근로자가 아닌 고용노동부 고용허가제(E-9) 사업장에서 발생했지만 군은 체류 자격과 관리 주체를 가리지 않고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군은 10월 농어업 외국인 고용 사업장을 대상으로 통역원을 동반한 대면조사를 벌여 계약 외 업무 강요, 숙소 환경, 폭언·폭행 여부 등을 점검한다. 또 농어가 고용주 400여 명을 대상으로 노동관계법과 인권 예방교육을 실시한다.
인권침해가 확인된 사업장에는 외국인 근로자 배치를 중단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재를 적용하고, 고용노동부와 수협에도 E-9 사업장 실태 점검과 근로감독 강화를 요청할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법적 근로감독권이 고용노동부에 있다고 해서 관내에서 발생한 인권침해를 외면하지 않겠다"며 "어떠한 폭력이나 부당 대우도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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