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존층·대기 에어로졸만 개선…과학자들 "대응 여지 줄어"
뉴욕 기후주간서 보고서 공개…기업들 '그린허싱' 지적
영국 가디언은 21일(현지시간) 독일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PIK)가 주도한 ‘2026 행성건강점검(Planetary Health Check)’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전 세계 과학자 60여 명이 참여한 이번 평가는 오염과 서식지 파괴가 이어지면서 지구 생명유지 체계가 갈수록 더 큰 압박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과학자들이 ‘행성 경계(planetary boundaries)’라고 부르는 9개 안전선 가운데 현재 범위를 벗어난 것은 기후변화와 생물권 건전성 훼손, 토지 체계 변화, 담수 변화, 질소·인 같은 영양물질의 자연 순환 변화, 플라스틱·합성화학물질처럼 자연계에 없던 인공물질의 유입, 해양 산성화 등 7개다. 해양 산성화는 지난해 처음 안전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평가됐다.
행성 경계는 인간 활동이 어느 수준을 넘어서면 지구 시스템의 안정성과 회복력이 크게 약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기준이다. 경계선을 넘었다고 지구 시스템이 곧바로 붕괴했다는 뜻은 아니지만, 광범위하고 장기간 이어지며 되돌리기 어려운 변화가 발생할 위험이 커졌다는 의미다.
이 개념은 2009년 처음 제시됐다. 연구진은 약 1만년 동안 비교적 안정적인 기후와 자연환경이 유지되면서 인류가 농업을 발전시키고 도시와 문명을 건설할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식량과 물을 공급하고 안정적인 생활환경을 뒷받침하는 자연 시스템이 그 토대가 됐다는 것이다.
보고서 주저자인 보리스 작셰프스키 연구원은 “진단은 명확하다”며 안전범위를 벗어난 7개 경계 모두에서 초과 수준이 계속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만큼 광범위하고 지속적이며 되돌리기 어려운 변화가 일어날 위험은 커지는 반면 인류가 대응할 수 있는 여지는 줄고 있다는 설명이다.
보고서 공동저자인 기후과학자 요한 록스트룀은 아직 상황을 되돌릴 지식과 능력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간의 생명과 생계를 지키려면 7개 경계를 다시 안전범위 안으로 되돌리기 위한 대응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화석연료 연소로 배출되는 막대한 온실가스와 플라스틱을 비롯한 각종 오염물질이 이런 안정적인 조건을 흔들고 있다는 점이다. 농업과 도시 개발을 위해 숲과 습지가 잘리고 쪼개지면서 동식물과 인간이 의존하는 생태계의 기능도 약해지고 있다고 연구진은 분석했다.
보고서가 대표적인 위험 사례로 든 곳은 아마존 열대우림이다. 막대한 탄소를 저장해온 아마존이 일정한 임계점을 넘어서면 숲을 유지하지 못하고 사바나와 비슷한 생태계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현실화할 경우 세계 기후 안정뿐 아니라 식량·물 안보와 인류 건강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번 보고서는 세계 곳곳에서 극한기후가 잇따른 가운데 나왔다. 지난해 파키스탄에서는 대규모 홍수가 발생했고, 올해 유럽에서는 기록적인 폭염과 산불이 이어졌다. 미국도 기록적인 더위를 겪었으며 티베트와 네팔 국경에서는 대형 홍수가 발생했다. 인간 활동으로 축적된 초과 열의 상당 부분을 흡수하는 바다도 새로운 수온 기록을 세웠다.
개별 홍수나 산불의 직접 원인을 하나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기후·생태·수자원 위기 자체는 서로 얽혀 있다는 게 연구진의 판단이다. 과학자들은 인간 활동으로 지구 시스템의 균형이 흔들리면서 극한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과학자와 기업인, 활동가들이 참여한 ‘플래너터리 가디언스(Planetary Guardians)’의 힌두 우마루 이브라힘 의장도 “이들은 서로 별개의 비상사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행사 규모는 커졌지만 기업들의 기후 대응 발언은 오히려 위축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행사를 주최하는 비영리단체 클라이밋그룹의 헬렌 클락슨 최고경영자(CEO)는 기업들이 기후 대응을 공개적으로 강조하지 않는 이른바 ‘그린허싱(green-hushing)’이 전에 없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클락슨 CEO는 기록적인 폭염과 산불 등 기후재난이 이어진 만큼 “지금이야말로 더 크게 목소리를 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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