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규제 완화, 지방 성장도 이끌까…학계 해법 제안

기사등록 2026/09/22 15:37:30

규제 폐지 효과 수도권 95조원·비수도권 30조원 추산

증가 세입 일부 지방 이전…'성장·균형발전' 함께 모색

[수원=뉴시스] 이재준 수원시장이 지난 21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과밀억제권역 자치단체 공동대응협의회 정기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수원시 제공) 2026.09.2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박종대 기자 = 수도권의 투자 제약을 풀면서 비수도권에도 재정 혜택이 돌아가도록 과밀억제권역 규제를 전면 완화하고 늘어난 세입을 나누자는 방안이 제시됐다. 수도권 집중을 억제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성장의 과실을 지방과 공유하자는 구상으로, 규제 완화와 국가균형발전을 함께 추진할 수 있을지가 쟁점이다.

22일 수원시에 따르면 한국행정학회는 과밀억제권역 자치단체 공동대응협의회가 의뢰한 '대한민국 성장을 견인할 수도권 기능 재정립 방안' 연구에서 이 같은 방안을 내놨다. 김서용 아주대 교수는 전날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협의회 정기회의에서 주요 내용을 발표했다.

연구진은 수도권 규제를 전면 완화했을 때 늘어날 것으로 추산한 수도권 세입 35조원 중 35%, 약 12조원을 비수도권에 이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연구진은 이를 위한 별도의 법정기금 신설도 제안했다.

이 구상은 수도권에서 늘어난 재정 수입을 비수도권과 나눠 규제 완화의 혜택이 특정 지역에 쏠리지 않도록 하자는 취지다. 연구진은 재원 배분의 참고 사례로 국내 지역상생발전기금과 프랑스 재정균등화기금(FPIC)을 제시했다.

프랑스는 이 기금을 통해 재정 여건이 상대적으로 나은 지자체에서 재원을 걷어 형편이 어려운 지자체를 지원한다. 프랑스 정부의 지방자치 담당 조직인 DGCL에 따르면 이 기금은 지역의 재정 여력과 주민 소득 등을 기준으로 지자체별 부담액과 지원액을 산정한다. 연구진은 발표자료에서 파리와 주변 지역을 포함한 일드프랑스(Île-de-France) 지자체들이 전체 재원의 42%를 분담한다고 소개했다.

연구진은 규제 완화에 따른 전국의 세입 증가분을 수도권 35조원, 비수도권 17조원 등 총 52조원으로 추산했다. 연구진의 배분안을 적용하면 수도권에 남는 증가 세입은 23조원으로 줄고 비수도권 몫은 29조원으로 늘어난다.

다만 연구진이 제시한 금액은 규제를 전면 완화한다는 가정 아래 산출한 추정치다. 기금 신설과 재원 배분도 아직 제안 단계다. 기금 신설은 협의회 소속 지자체들의 합의만으로 시행할 수 없어 국가 차원의 논의가 필요하다.

연구진은 세입 증가 52조원과 경제효과 73조원을 합쳐 규제 완화 효과를 125조원으로 추산했다. 세부 보고서는 다음 달쯤 완성될 예정이다.

이번 연구는 수도권 규제 완화 효과를 분석한 기존 연구를 검증하기 위해 추진됐다. 수원시정연구원은 2024년 주요국 사례를 분석했고, 수원시정연구원과 고양연구원은 지난해 규제 완화 효과를 공동 연구했다. 협의회는 올해 3월 한국행정학회에 후속 연구를 맡겼다.

연구진은 규제 완화와 재원 배분의 타당성을 살피기 위한 공개 논의도 제안했다. 연구진은 국책·지방연구기관과 경제단체, 국내외 학계가 추정치의 적정성과 지역별 파급효과, 국가 성장과 균형발전을 함께 이룰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협의회는 지난 21일 과밀억제권역 13개 지자체 단체장·부단체장과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참석한 정기회의에서 초대 대표회장인 이재준 수원시장을 제2대 대표회장으로 다시 선출했다.

이 시장은 그동안 수도권 규제가 기업 투자와 도시의 성장 잠재력을 제약한다는 입장에서 규제 완화를 요구해왔다. 그는 이번 회의에서도 영국·프랑스·일본의 규제 폐지 사례를 들어 오래된 규제를 바꾸고, 수도권의 경쟁력 강화에 따른 이익을 비수도권과 나눠 국가 전체의 성장을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시장은 2024년 6월 우호도시 협약을 체결한 경북 봉화군과 협력해 청량산 수원캠핑장을 조성하는 등 비수도권과의 교류 사업도 추진해왔다. 캠핑장은 수원시민에게 여가공간을 제공하고 봉화에는 방문객을 유치해 지역경제에 활력을 더하려는 상생 사업이다.

이 시장은 "수도권 규제 완화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함께 성장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번 연구가 실제 규제 완화로 이어지도록 힘을 모으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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