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1조원대 부채 속에 직원 추석 선물 논란
인근 상인 "청렴은 외부 기관에만 해당하나"
[청주=뉴시스] 임선우 기자 = 1조원대 부채로 재정 위기를 선언한 충북도가 직원 추석 선물에 5600만원의 예산을 써 논란이다.
특히 신용한 지사가 재정난과 청렴을 이유로 명절 선물 전면 폐지를 선언한 터여서 '언행 불일치' 비판도 나온다.
22일 충북도에 따르면 도 행정운영과는 최근 도청 및 소방본부 직원 1600명에게 1인당 3만5000원 상당의 소불고기 선물 세트를 돌렸다.
관례적으로 이뤄진 직원 복지 차원에서 이달 3일 지역 한우업체에 5600만원어치를 주문했다.
이를 보고받지 못한 신용한 지사는 같은 달 14일 확대간부회의에서 명절 선물 제공의 전면 폐지를 지시했다.
신 지사는 당시 "도, 유관기관, 민간단체 등에 관행적으로 제공해 온 명절 선물을 전면 폐지하겠다"며 "의례적인 지출을 줄여 도민의 삶과 민생 현장에 예산을 더욱 충실히 쓰겠다"고 했다.
이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는 취지에도 대상 선정 과정에서 형평성 논란과 상대적 소외감을 낳을 수 있다"며 "형식적인 선물보다 진심 어린 인사를 전하고 도민의 불편을 하나라도 더 해결하는 것이 공직자가 감사의 뜻을 표현하는 올바른 방식"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불과 열흘 전 실무 부서에서 직원 선물을 5600만원어치 구입한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의도치 않은 언행 불일치를 보인 셈이다.
이는 도의 열악한 재정 상황과도 궤를 달리한다.
신 지사는 취임 후 재정정상화위원회 구성 계획을 1호 결재할 정도로 긴축 재정에 돌입했으나 실무부서 간 소통에서 엇박자가 났다.
그가 재정 정상화 브리핑을 통해 밝힌 충북도의 채무 잔액은 1조3866억원에 이른다. 채무 비율은 올해 본예산 대비 18.1%로 재정 비상을 선언한 경기도의 채무 비율(17.6%)보다 높다.
충북도의 명절 선물 폐지에 추석 특수를 뺏긴 지역 소상공인들의 시선도 곱지 않다.
도내 최대 공공기관인 충북도가 명절 선물 구매를 막아 추석 특수에 찬물을 끼얹어 놓고 정작 자신들은 수천만원어치 직원 선물 파티를 했다는 사실에 분노하고 있다.
도청 인근의 한 상인은 "말로는 재정 정상화를 외치면서 직원 선물 구입비로는 수천만원을 펑펑 쓰느냐"며 "청렴을 이유로 명절 선물 제공도 폐지한다더니 내부 직원에게만 관대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도 관계자는 "직원 명절 선물은 복지 차원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지던 것"이라며 "신 지사가 선물 제공 폐지를 지시하기 전에 주문을 넣은 데다 농산물 특성상 주문을 취소할 수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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